수업은 끝나지 않았다
“왜 아직도 수업 이야기를 해요?”
누군가가 내게 그랬다.
학교를 벗어나 있으면서도,
오히려 학교에 있는 사람들보다
수업 이야기를 더 많이 하는 사람이라고.
그 말을 들은 순간, 잠시 멈췄다.
틀렸다고 말할 수 없었고,
그렇다고 쉽게 고개를 끄덕일 수도 없었다.
다만 이상하게도 그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교실을 떠난 뒤에야
나는 수업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종소리도 없고, 시간표도 없고,
앞에 앉아 있는 아이들도 없는데
수업은 내 삶에서 조용히 계속되고 있었다.
교실에 있을 때의 수업은 늘 바빴다.
진도는 밀리지 않아야 했고,
평가는 공정해야 했고,
수업은 ‘잘’ 해야 할 일이었다.
돌아볼 틈 없이 다음 차시로 넘어가는 날들이 반복되었다.
그때의 나는 수업을 하고 있었지만,
수업을 바라볼 여유는 없었다.
교실을 벗어나고 나서야
수업은 지식이나 기술 이전이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더 가깝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말을 조금 덜 하는 일,
정답을 먼저 내놓지 않는 선택,
누군가의 속도를 함부로 앞지르지 않는 기다림.
교실에서 배웠던 그 태도들은
학교 밖의 삶에서도 여전히 나를 움직이게 했다.
지금의 나는 교실 밖에 서 있다.
하지만 사람들과 마주하고,
대화를 설계하고,
흐름을 읽으며 개입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순간마다
나는 여전히 수업을 하고 있다.
이 연재는 교실을 그리워하는 기록이 아니다.
또 다른 교사가 되고 싶다는 다짐도 아니다.
교실을 떠난 이후에도
내 안에 남아 있는 수업의 감각,
그리고 그 감각이 나를
두 번째 삶으로 이끌어온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아직 수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