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자리에서 배운 것들

흔들리며 보낸 일주일의 기록

by 차미레
멈췄다고 생각한 순간에도
삶은 나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흔들리는 시간 속에서
나는 여전히 하루를 건너고 있었다.


지난 일주일,

삶은 쉬지 않고 나를 흔들었다.


가만히 있으면 무너질 것 같아서

하루를 하루로 살지 못하고

마치 1년처럼 버텼다.


월요일에

감당할 수 없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덤덤히 받아들이려 애썼지만

결국 눈물을 터뜨리고야 말았다.


화요일은

그 사실의 뒷감당과 대책을 마련하느라

정신없이 흘려보냈다.

그 와중에도 밤늦게까지

사람들과 책임에 대해 이야기했다.

쉽게 내려놓을 수 없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수요일은

새벽부터 없던 KTX 표를 가까스로 만들어

서울로 올라갔다.

일을 마치고 다시 표를 구해

버스를 타고 내려왔다.


목요일은 크리스마스였다.

정신줄을 놓고 있는 나를

남편이 붙잡아

부산 바닷가에 있는 절로 데려갔다.

크리스마스에 절에 간 것은

평생 처음 있는 일이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서

부처님 앞에 절을 하며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금요일에는

통영에서 퍼실리테이션을 했다.

시간을 정확히 맞춰

과정을 마무리하고

결과물을 완성해냈다.

그 순간,

아직 내가 살아 있다는 감각이

분명하게 느껴졌다.


저녁에는

함께 있으면 편한 선생님들과

1박 2일 워크숍을 했다.

뜨끈뜨끈한 펜션 바닥에 누워

이야기를 나누고,

노래를 부르고,

장난을 치며

마치 대학 시절 MT에 온 것처럼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나는

내 아픔을 단단히 숨겼다.


그리고 토요일.

점심 무렵 집에 도착해

잠시 잠을 청했다가

이승철 콘서트에 갔다.

노래를 부르며

울다가, 또 웃다가

시간이 흘렀다.


어느새 일요일이 되었다.

그렇게

나는 멈춘 자리에서


이 일주일을 보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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