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을 하고 싶은데, 아직은

언제쯤… 나도 돌아갈 수 있겠지?

by 차미레
수업을 하고 싶다.
그 마음만은 아직 학교에 남아 있는데,
몸은 자꾸 다른 곳에 머물러 있으라고 말한다.
오늘의 수업은 교실이 아니라, 삶에서 시작된다.


수업을 하고 싶다.

이 말은 여전히 나에게 가장 솔직한 문장이다.


아이들 앞에 서서 칠판에 글씨를 쓰고,

질문을 던지고, 고개를 갸웃하는 얼굴들을 바라보는 그 시간.

그 시간이 그립지 않다면,

나는 이미 교사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오늘도

학교로 돌아갈 날은 또 미뤄졌다.

기다리던 날짜가 조용히 뒤로 물러섰고,

나는 다시 한번 교실이 아닌 자리에서

하루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꾸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이렇게 쉬어도 되는 걸까.

나는 도대체 언제쯤

다시 수업을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시간이 조금 흐르면,

이 질문들은 다른 모양으로 바뀐다.


지금의 나는

무엇을 배우고 있을까.

수업을 하지 못하는 이 시간은

내게 어떤 수업일까.


몸이 먼저 멈춰 서자

그동안 애써 무시하던 신호들이

하나씩 들려온다.

무조건 버티며 지나온 날들,

괜찮은 척 넘겼던 피로,

교실 안에서는

미뤄두었던 나 자신의 이야기들.


나는 지금,

아이들 대신

나를 관찰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성과 대신

회복을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속도를 늦추는 것도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걸 배운다.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지만

수업을 떠난 것은 아니다.


수업은 늘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요즘의 수업은

자꾸 멈추는 법을 가르친다.


당장 서지 않아도 되는 자리,

지금은 비워두어야 하는 시간도

언젠가를 위한 수업이라는 사실을.


나는 아직

교실로 돌아가지 못했다.

하지만 돌아가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시 서기 위해

이 시간을 지나고 있다.


그래서 오늘의 수업은

칠판도, 교과서도 없다.

대신 숨을 고르고,

오늘 할 수 있는 것만을 정리한다.


수업을 쉬고 있는 것이지,

교사를 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언젠가 다시 교실로 돌아가

아이들 앞에 설 날이 오면,

나는 오늘의 이 시간을

조용히 수업 속에 데려갈 것이다.


“선생님도

학교 밖에서 계속 배우고 있었어요.”


그 한마디를

할 수 있는 교사로,

지금 나는

여기에 서 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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