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갔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게 되는 시간

by 차미레
아프다는 이유로
나는 자꾸 고개를 숙이게 된다.
설명보다 먼저 나오는 말이
‘죄송합니다’가 되는 하루들.


거의 1년 만에

학교로 발걸음을 옮겼다.


몸은 이미 여러 번 그 길을 떠났는데

마음은 여전히 그 문 앞에 서 있었다.

그래서 오늘의 방문은

출근도, 복귀도 아닌

그저 ‘갔다’라는 말밖에 붙일 수 없는 일이었다.


교실 문을 지나

복도를 걷고

익숙한 얼굴들과 인사를 나눴다.

다들 조심스러웠고,

나는 그보다 더 조심스러웠다.


의사의 말은 짧았다.

다시 병가, 두 달.


그 말을 전하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말은

설명도 이유도 아닌

“죄송합니다”였다.


내가 잘못한 일은 없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입에서는 자꾸 사과가 먼저 나왔다.

아프다는 이유로,

자리를 비운다는 이유로,

수업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나는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나는 아직 교사일까.


수업을 하지 못하는 시간 속에서도

나는 여전히 수업을 생각했고,

아이들 얼굴을 떠올렸고,

교실의 소음을 그리워했다.


아마도

수업을 한다는 것과

교사로 존재한다는 것은

완전히 같은 말은 아닌가 보다.


오늘 학교에 갔다.

그리고 다시

잠시 학교를 떠난다.


돌아오기 위해서.

미안해하지 않기 위해서.

언젠가는

“죄송합니다” 대신

“다시 왔습니다”라고 말하기 위해서.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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