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것이 어색한 날에

작은 쓰담 9. 그래도 마음 전하기

by 차미레
고마운 마음은 쉽게 말이 되지 않는다.
망설이다가, 지나치다가,
그래도 끝내 한마디를 꺼내게 되는 날이 있다.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일은 늘 어색하다.

말을 꺼내기 전까지는 수십 번쯤 삼키게 되고,

막상 입을 열면 괜히 어색한 타이밍이 된다.


그래서 나는 자주 말을 아낀다.

고마웠다는 말도, 잘 버텼다는 말도

속으로만 접어 둔다.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괜히 말 꺼냈다가 민망해지지 말자고

스스로를 설득하면서.


오늘도 그랬다.

여러 번 기회를 놓쳤고,

그냥 지나쳐도 될 것 같았다.

하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이 마음이 남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아주 짧게 말했다.

길게 설명하지도, 덧붙이지도 않고

마지막에 꺼낸 말 한마디.


수고했어.


고마운 마음은 여전히 어색하지만,

그래도 말로 꺼내야

비로소 닿는다.


길지 않은 한마디였다.

괜히 민망해질까 망설이다가,

끝내 건넨 말.

그럼에도 오늘을 마무리하기엔

충분했다.


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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