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쓰담 11. 오롯이 즐기며 함께하기
시간을 잘 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우리는 자주 그 시간을 놓친다.
오늘은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그 안에 머물렀던 이야기를 남긴다.
만난 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세상에서
내가 보여준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함께하자고 손 내밀어 준 사람들과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다.
마음껏 웃고,
마음껏 즐기는 시간이었다.
예전의 나라면
어색함과 낯섦이 앞서
꿈도 꾸지 못했을 여행이었다.
낯선 관계, 낯선 공간, 낯선 분위기 앞에서
괜히 더 조심하고,
더 숨었을 나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낯선 것은 낯설다고 말하고,
어색한 것은 어색하다고 인정하면서도
함께 먹고, 웃고, 즐겼다.
억지로 친해지려 하지 않아도
그저 그 시간 속에 있으면 되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동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지금 나는 행복하구나.
그리고-
이런 행복 속에 살고 싶다는 마음도.
곧 현실로 돌아오면
나는 지금의 내 상황을
다시 받아들여야 한다.
피할 수 없는 일상,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괜찮다.
적어도 나는 알게 되었다.
시간을 쪼개지 않아도,
무언가를 증명하지 않아도
오롯이 즐기며 함께하는 순간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그 기억 하나만으로도
현실을 다시 살아갈 힘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