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쓰담 7. 나 자신이 측은해 울음을 울기
버텨온 시간보다
울지 않으려 애쓴 시간이 더 길었다.
그러다 삶이 코너로 나를 몰아넣던 날,
처음으로 나를 불쌍해하며 울었다.
삶에 대한 미련은 없었다.
어떻게든 살아내야겠다는 집착도 없었다.
다만, 삶이 나를 코너로 몰아붙이던 순간,
울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나는 하고 싶은 게 많았고
그것들을 위해 달렸고
그뿐이었다.
누군가를 밀치거나,
무리하게 욕심을 부린 것도 아니었다.
그저 내 몫의 삶을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건강은 자꾸
내 발목을 잡아당긴다.
조심하라고,
속도를 늦추라고,
아니면 아예 멈추라고.
몸은 언제나 나보다 먼저
한계선을 그어 버렸다.
이번 고개만 넘기면
조금은 숨을 고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까짓것’ 하는 마음으로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하루하루 숨을 쉬고 있었는데,
삶은 또 하나의 고개를
내 앞에 갖다 놓는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이것도 뛰어넘어 보라고.
나는 애써 담담한 척했다.
이 정도쯤은 괜찮다고,
이번에도 견뎌낼 수 있다고.
그런 말을 하는 내가
이미 너무 익숙했기 때문이다.
‘괜찮다’는 말이
나를 지켜주는 주문이라 믿으며
살아왔으니까.
하지만 결국 울고 말았다.
서러워서도, 억울해서도 아니었다.
누군가를 원망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저
지금까지 혼자서 여기까지 와 있는
내가 너무 측은해서.
아무도 몰래,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게
애써 온 시간들.
아파도 괜찮은 얼굴을 하고,
무너져도 다시 일어나는 척을 해 온
나 자신이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알았다.
이 울음은 무너짐이 아니라
나를 살리는 울음이라는 것을.
참아온 감정이
마침내 숨을 쉬는 순간이라는 것을.
오늘은
강하지 않아도 괜찮다.
담담하지 않아도 괜찮다.
잘 버티는 사람 말고,
불쌍한 나로
잠시 머물러도 괜찮다.
그래서 나는 오늘
나 자신을 안아준다.
울음을 울 수밖에 없었던 나에게
작은 쓰담을 건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