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쓰담 6. 흐트러진 하루를 그대로 두기
집에 다시 사람이 들어오면서
하루의 속도가 달라졌다.
나는 그 변화를
애써 바로잡지 않기로 했다.
기다렸던 순간이었다.
그런데 마음은 생각보다 조용하지 않았다.
반가움이 먼저였고,
그 뒤를 따라
설명하기 어려운 어긋남이
천천히 밀려왔다.
오랜만에 아이가 집에 왔다.
한동안 비워져 있던 방에
사람의 온기가 다시 돌아오고,
조용하던 집은 금세 북적북적해졌다.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
웃음이 새어 나오는 순간,
무심코 부르는 이름들이
집 안의 공기를 바꿔 놓았다.
말할 상대가 생겼다는 사실이
이렇게 하루의 결을 바꿔놓을 줄은 몰랐다.
혼잣말처럼 흘리던 생각들은
이제 대답을 기다리는 말이 되었고,
잠시 멈추던 시간에는
누군가의 시선이 함께 머물렀다.
고요는 더 이상 기본값이 아니었다.
반가운 마음이 먼저였다.
그 다음에야
조용히 쌓아 올려 두었던
나의 루틴이 떠올랐다.
말을 아끼며 시작하던 아침,
혼자만의 속도로 흘려보내던 시간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나를 지탱해 주던 하루의 결.
아이의 귀환은
집을 채우는 일이자
내가 지켜오던 리듬을 깨우는 일이기도 했다.
기쁨과 함께
설명하기 어려운 피로가 따라왔다.
사랑과 불편함이
서로를 밀어내지 않은 채
같은 자리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이 마음을
굳이 하나로 정리하려 들지 않기로 했다.
어느 쪽이 더 옳은지 가르지 않아도
오늘의 나는
충분히 애쓰고 있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었으니까.
오늘의 고요는 잠시 밀려났고,
오늘의 일상은
조금 흐트러졌다.
그래도 이 하루는
나름의 자리에서
서두르지 않고
흘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