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미루는 사람에게

톨스토이 아포리즘 『나는 당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했습니다』의 메시지

by 차미레
우리는 늘 더 나은 어딘가를 상상하며
지금의 삶을 잠시 내려놓는다.
그러나 톨스토이는 말한다.
그보다 더 높은 것은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고.


우리는 종종 이 삶이 주는 행복을 소홀히 한다.

어딘가에, 혹은 다른 시간에

지금보다 더 큰 행복이 있을 것이라 믿으면서.


조금 더 안정되면,

조금 더 여유로워지면,

조금 더 나아지면

그때는 분명 괜찮아질 거라고.


그래서 지금의 삶은

언제나 과정이 된다.

지금의 고단함은 감내해야 할 통과의례가 되고,

지금의 불완전함은

나중의 행복을 위해 잠시 참아야 할 조건이 된다.


톨스토이는 그 태도를

조용히 멈춰 세운다.


우리는 어딘가에서, 혹은 다른 어떤 시간에

더 큰 행복을 얻을 수 있을까 해서

종종 이 삶이 주는 행복을 소홀히 한다.

그러나 그런 식의 더 큰 행복은

언제 어느 때, 어느 곳에서도 있을 수 없다.


우리 인생에는 이미

최고의 행복이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 최고의 행복이란

삶, 바로 그것이다.

그보다 더 높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문장을 읽으며

나는 오래 멈춰 서 있었다.


행복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행복을 유예하고 있었음을

비로소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교사로 살아오며

나는 지금을 자주 미뤘다.

아이들에게도,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지금은 준비하는 시간이다.”

“지금은 버텨야 할 때다.”

“나중에 더 좋아질 것이다.”


그 말들은 틀리지 않지만

그 사이에서 나는

지금의 교실을, 지금의 하루를,

지금의 나를

너무 쉽게 통과 지점으로만 취급해 왔다.


하지만 톨스토이는 말한다.

행복은 도착지에 있지 않다고.

조건이 충족된 뒤에 주어지는

보상이 아니라고.


삶 그 자체가 이미

가장 높은 자리에 놓여 있다고.


이 말은 위로라기보다

어쩌면 결단에 가깝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

현재를 비워두지 말라는 말이니까.


오늘의 수업이 완벽하지 않아도,

오늘의 몸과 마음이 불안정해도,

오늘의 내가 흔들리고 있어도

그 자체로 삶은

이미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


행복을 찾으러

어디로 더 가야 할 이유는 없다.


그보다 더 높은 것은

이미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도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 사는 사람이 아니라

살아 있음으로

이미 충분한 사람임을

연습하듯 다시 배운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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