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거리

작은 쓰담 15. 마음이 쓰이는 쪽으로 걷기

by 차미레
똑같은 일인데도
어떤 일은 마음에 오래 남고,
어떤 일은 뒤돌아서도 괜찮다.
그 차이는 결국
사람과 관계에서 생긴다.


똑같은 일인데도

어떤 일은 마음이 쓰이고,

어떤 일은 뒤돌아서도 괜찮다.


시간이나 조건 때문도 아닌 것 같다.

결국은 사람이고, 관계다.


2025년에

나에게 새로운 인연이 된 만남이 있었다.

나는 그분들에게서

계속해서 받기만 했다.


말 한마디, 태도 하나,

‘당신은 여기 있어도 괜찮다’는

조용한 신호들.


그분들을 통해

나는 내가 몰랐던 세상을 알게 되었고,

조금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결심했다.

언젠가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아니, 내가 필요한 순간이 온다면

망설이지 말고 달려가자고.


며칠 전,

그분들에게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왔다.

정확히 말하면

나에게 내민 손이라기보다

우리 팀 전체에게 건넨 제안이었다.


나는 선뜻 나서지 못했다.

내가 먼저 손을 들면

혹시 누군가의 기회를

앞질러 가져가는 건 아닐까 싶어서.


그래서 이렇게 말했다.

“다른 분들 모두 일정이 안 되면

그땐 제가 손들겠습니다.”


그 뒤로 며칠,

아무 소식이 없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다른 분에게 기회가 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오늘 아침에야 알게 되었다.

내일 당장 행사를 진행해야 하는

꽤 급한 상황이라는 걸.


당황스럽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이미 마음은 정해져 있었다.

나는 그분들을 돕기로

이미 오래전에 마음먹었으니까.


그래서 말했다.

“네, 제가 할게요.”


마음이 쓰인다는 건

부담을 진다는 뜻이 아니라,

내가 누구 편에 서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확인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나는

마음이 쓰이는 쪽으로

한 발을 내디뎠다.

이전 14화믿지 못하는 불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