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O 씨, 잘 잤어요?'
아침에 깨어 예상치 못했던 인사를 받았다.
오랜만의 마음이 따뜻해지는 안부였다.
모르는 사이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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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마디를 나눈 것뿐인데,
서로 사용하는 언어가 닮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조심스럽게 꾸며지지 않은 글자 모양으로
사소하고 다정한 관심을 주고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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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 씨는 오늘 뭐 하세요?'
'OO 씨는 점심 뭐 드셨어요?'
'OO 씨 평소 주말엔 뭐 하세요?'
(...)
모든 물음의 시작에 내 이름이 있었다.
자주 불러 입에 달라붙게 하려고 일부러 더 부른다며
자신의 이름도 자주 불러달라고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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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커다란 상상 주머니 안에 그 사람을 담아보았다.
온통 나의 무지로만 그리는 시간.
만남으로 더욱 좋겠지만
만남 전에만 누릴 수 있는 열흘의 감정이 있다.
밤이 찾아온 그 사람에게
'00 씨 오늘 잘 자요.'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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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asseW| Fujifilm 200, 35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