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하고 싶다.
난, 15년 동안 기계설계를 했다.
그중 메인으로는 산업용 보일러를 설계했다.
처음의 회사생활을 시작할 때는 누구나 그렇듯 많은 포부를 갖고 시작한다.
하지만, 경력이 쌓이면서 그 포부의 이상과 현실이 다른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역시, 난 그냥 근로자일 뿐이고, 필요할 땐 끼워 넣고, 필요 없을 땐 치워버리는 부품 같은 존재였다.
회사들이 말하는 인재양성 그딴 것은 어디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 없었다.
내가 아는 상사들은 자기 자리 지키겠다고, 은근슬쩍 책임을 아랫사람한테 전가를 한다.
난 그런 부조리가 싫다.
그래서 그들에게 싹수없게 대들기도 했다.
그러다 보면 나 자신 이미지만 나쁘게 포장되어 있다.
속 사정은 모른 체...
44살, 그렇게 많은 고민 끝에 회사를 나왔다.
그리고 바로 용달 넘버를 알아보고, 1톤 화물차 계약을 했다.
이유 모를 자신감이 나를 바로 실행에 옮기게 했다.
'내가 네놈들보다 더 잘 벌고 잘 살 거다. 이 노예 같은 놈들아!!'
이렇게 해서 개인사업자내고 화물운송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처음엔 그리 쉽지 않았다.
오더를 뭘 잡아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아고, 처음 시작일의 매출이 변변치 않아 좌절하기도 했다.
하루 종일 배를 굶어 가며, 그래도 전에 벌었던 만큼은 벌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조바심이 나를 삼켜 버렸다.
조바심은 언제나 나의 판단을 흐릿하게 만들었다.
시작한 지, 몇 주만에 사고가 나지를 않나, 정말 변화된 일상에 조금씩 희망보다는 좌절에 가까웠다.
처음 시작했을 땐, 정말 어려움이 많았다.
그즈음에, 사촌형의 설계직 제안을 받았다.
조금씩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시점이라 고민이 많이 되었다.
출퇴근 거리도 편도 60km.
나의 어머니와 아내는 다시 회사 들어가라고 계속 압박했다.
사고의 여파가 컸다.
그래도 내 마음은 반반이었다.
난 설계스킬 중 2D와 3D 모든 게 가능했다.
면접을 보고 간략하게 설계 기량 테스트도 했다.
면접을 보고도 난 화물운송의 매출이 내 목표치에 도달하기도 해서 입사거부의 의사권을 남겨두었다.
언제 이 의사권을 행사하기만을 고대했다.
하지만, 긑내 행사하지 못하고 재입사하기로 가닥이 잡혔다.
재입사 첫 출근 전 마지막 화물차영업일에, 용달화물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지금 잡은 오더 다 취소하고 놀러 가자고 했다.
그리고 장애인 택시에 근무하고 있는 친구도 오늘 연차 쓰고 놀자고 제안을 했다.
오늘 하루는 일탈을 하고 싶었다.
"오늘 하루 놀아보자~~!!"
내차 아이오닉 5에 친구들을 태우고, 영종도로 출발한다.
일단 소무의도로 가서 소무의도를 걸어보자 하고 갔지만, 갑자기 양동이로 퍼붓는 비로 인해 육교도 건너지 못하고, 점심 먹으러 갔다.
횟센터에서 회랑 세트 메뉴를 잔뜩 시켜 먹었다.
비는 계속 내리고, 온통 비를 맞은 탓에 조금씩 몸이 으스스했다.
"개운하게 우리 찜질방 가자~~!!"
몸 좀 녹일 겸 찜질방을 찾아 길을 나섰다.
난 노근 노곤 하다가 코를 골면서 잠을 청했다.
내가 코를 골면서 자는 모습을 친구들이 영상에 남겼다.
"야, 네 코 거는 바람에 다른 사람한테 미안하고 창피해 죽는 줄 알았다! 코 엄청 구네"
친구가 웃는 표정으로 계속 나를 놀린다.
마지막으로 영종도 인스파이어에 들려 천장 디스플레이를 구경하고, 저녁까지 먹고 귀가했다.
참 즐거운 시간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금요일에 화물차를 몰고 회사로 간다.
퇴근하는 길에 화물오더를 잡고, 집으로 귀가를 한다.
그리고 매주 토요일 하루 화물영업을 한다.
40대 중반에 같은 설계일을 하지만, 종목이 달라 많은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지금도 거리를 핑계 삼아 (출퇴근 집에서 새벽 4:40분에 출발) 집사람에게 퇴직을 종용하고 있다.
그냥 상황을 주시할 뿐이다.
화물영업 중의 조바심은 거의 없어졌다.
화물일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손이 붙었다고 할까~~??
가끔씩 화물매출이 많을 때면, 집사람한테 자랑을 한다. 이만큼 벌었다고...
그럴 때 다시 집사람에게 회사 그만두면 안 될까?라고 물어보면 잠깐 집사람도 누그러지게 말을 한다.
"상황 봐서 그래도 1년은 버텨봐~~!"
아무 일 없는 듯 난 또 새로운 직장에 출퇴근 한다.
화물영업은 투잡이 되었다.
투잡의 수입이 꾀 쏠쏠하다.
하루는 화물차 끌고 동해안 해안도로를 운전하며 일탈을 하고 싶다.
파란 하늘 푸른 바다를 가르며 달리는 화물차를 생각하며...
중간에 차를 세우고, 낚싯대를 바닷가 해안에 던져 놓고, 커피 한잔 마시며, 오로지 그 여유 시간을 느끼고 싶다.
저 수평선을 바라보며, 바닷속으로 사라지는 해를 보고 싶다.
언제가 되어야 내 어깨를 짓 누르는 무거운 짐들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이 삶의 무게가 계속 나를 일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