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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꿈틀거리는 숲, 첫 전투

- 정면으로 맞서는 괴물

by 만을고옴

땅이 흔들리고 나무뿌리가 촉수처럼 솟아오르자, 세 영웅은 각자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였다.

이순신은 주변의 물방울을 모은 후 하나의 기둥을 만들어 주변을 경계하며 외쳤다.


"흩어지지 마시오! 임꺽정씨, 접근하는 것들을 막아내시고! 홍길동씨는, 놈의 약점을 찾으십시요!"


임꺽정은 기다렸다는 듯이 거대한 철퇴를 휘둘러 솟아오르는 뿌리들을 산산조각 냈다.


"크하하! 이게 얼마 만에 몸 좀 푸는 거냐!"


그의 괴력 덕분에 뿌리들은 감히 세 사람에게 다가오지 못했다.

홍길동은 눈 깜짝할 사이에 나무 위로 뛰어올라 숲 전체를 조망했다.

숲의 기운이 특정한 한 곳으로 모이는 것을 감지한 그는 재빨리 이순신에게 소리쳤다.


"저쪽입니다! 숲의 기운이 한곳으로 모여요! 저기 뭔가 있어요!"


그가 가리킨 곳은 숲 가장 깊숙한 곳, 어둠이 유독 짙게 깔린 곳이었다.

하지만 그곳으로 향하는 길은 만만치 않았다.

숲은 더욱 격렬하게 저항하며 길을 막았다.

거대한 나뭇가지들이 채찍처럼 휘몰아쳤고, 땅에서는 날카로운 가시들이 솟아났다.

마치 숲 자체가 살아있는 하나의 생명체처럼 움직이며 침입자들을 몰아내려 했다.

이순신은 침착하게 상황을 판단했다.


'단순한 괴물이 아니다. 이 숲 전체가 녀석의 힘의 근원인가?'


그는 임꺽정에게


"임꺽정씨! 길을 뚫어 주세요! 최대한 빠르게 중심부로 이동할께요!"


라고 지시했다.

임꺽정은


"걱정 마시오, 대장! 길 트는 건 내 특기지!"


라며 더욱 거세게 철퇴를 휘둘렀다. 그의 앞을 막는 모든 나무와 바위, 뿌리들이 박살 났다.

홍길동은 임꺽정이 길을 뚫는 동안 그의 주변을 맴돌며 날아오는 잔가지나 가시들을 막아내고, 혹시 모를 다른 방향에서의 습격을 경계했다.

그는 빠른 속도로 구름을 타고 움직이며 숲의 움직임을 파악하려 애썼다.

숲의 공격은 무작위가 아니라, 마치 살아있는 지능을 가진 존재가 조종하는 듯 체계적이었다.

마침내 임꺽정의 괴력 덕분에 길은 뚫렸지만, 세 사람은 이미 지쳐가고 있었다.

숲의 저항은 예상보다 훨씬 끈질겼다.

겨우 도착한 숲의 중심부는 더욱 기괴한 모습이었다.

거대한 나무들이 서로 얽혀 거대한 심장부 같은 것을 형성하고 있었고,

그 심장부에서는 섬뜩한 빛이 깜빡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수많은 작은 촉수들이 끊임없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바로 그때, 심장부에서 더욱 강렬한 에너지 파동이 뿜어져 나오더니, 얽힌 나무들 사이에서 거대한 형체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숲의 나무와 흙, 바위가 뒤섞인 듯한 기괴한 괴물이었다.

온몸에서는 나뭇가지와 뿌리가 돋아나 있었고, 눈빛은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드디어 본 모습을 드러냈군."


이순신은 손바닥 위에 물기둥을 만들어 반격에 나설 준비를 하며 말했다.

임꺽정과 홍길동도 각자 무기를 고쳐 잡았다.

눈앞의 괴물은 지금까지 상대했던 어떤 존재보다도 강력해 보였다.

숲 전체를 조종하는 이 괴물의 심장을 멈춰야만 이 기묘한 숲의 저항을 끝낼 수 있을 터였다.


'한반도' 팀으로서의 첫 공식 전투.

상대는 예상치 못한 강력한 존재였다.

과연 세 영웅은 이 숲의 괴물을 물리치고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 숲은 대체 어떤 곳이며, 이 괴물은 왜 이곳에 나타난 것일까?


- 다음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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