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북인도 조용한 남인도

by 최정식

기후는 문화 형성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옆집에 사는 선생님은 이곳 남인도 사람들이 북인도 사람들 같지 않다며 연일 우리끼리 파티를 열자고 제안했다. 그도 그럴 것이 북인도의 중심인 뉴델리 근교에 사는 동안은 조용한 날과 조용한 밤이 별로 없었다. 디왈리 축제(양력으로 대략 11월)를 중심으로 시작되는 시끄러운 날들은 봄이 온 것을(우리 입장에서는 여름의 시작이지만) 알리는 홀리 축제(양력으로 3월즘)까지 거의 5개월간을 지속한다. 게다가 그리 덥지 않은 날씨 때문에 이 기간에 결혼식이 몰려 있으니 밤마다 굉음 같은 폭죽 소리와 시시한 불꽃놀이를 피하기 어렵다.

목숨을 위협할 정도의 뜨거운 날들 속에서 힘들게 일하며 살았으니 축제가 있어야 이들의 삶에 활력소가 되리라. 일 년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절기처럼 여러 축제가 있고 일은 할 수 없지만 더위를 그나마 좀 피하면서 즐길 수 있는 저녁 문화가 있어서 그런지 북인도 사람들은 놀고 즐기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것 같다.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을 좋아하고 밤늦은 시간까지 머무는 것을 좋아한다.

반면에 남인도는 좀 다른 것 같다. 이곳은 조용하고 사람들이 우리 눈에 보기에도 부지런하다. 게다가 북인도 사람들보다는 순하고 착하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다. 반면에 사람을 초대하고 교제하는 문화는 상대적으로 약하다.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파티를 하자는 선생님은 인도에서도 유희 문화의 최고로 뽑히는 펀잡(Punjab) 주 출신이니 이곳 생활이 얼마나 무료할까 싶다. 우리나라가 정이 많은 문화인 까닭에는 농한기인 겨울 때문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농번기에 손님을 맞는 것은 여간 대간한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농한기 손님은 긴 겨울밤을 재미나게 해주는 반가운 사랑방 손님이었을 것이다.

남인도 우띠에서 산 지 넉 달째를 맞고 있지만 남인도 출신의 선생님들로부터 식사 초대나 차 마시러 오라는 제안은 딱 한 번 받았다. 그나마 그 선생님은 우띠 산족 출신이라 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북인도 출신의 선생님들은 만나자마자 이야기를 건네고 자기 집으로 데려가 차도 주고 밥도 준다. 물론 여전히 나에게 몇몇 실망을 안겨준 선생님들도 북인도 출신들이다. 그래도 나는 때때로 사람 섞여 사는 맛이 있는 북인도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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