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아내들은 멀티태스킹(Muti-tasking)에 능하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집안 살림도 남편들보다 잘하고, 아이들을 돌보는 것도 남편들보다 잘한다. 그것도 밖에서 일까지 하면서 더 잘한다. 그것을 수치와 통계로 증명하기는 어렵지만 나를 포함한 내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다. 이것을 단적으로 확인하려면 과부의 삶과 홀아비의 삶을 비교해 보고, 과부 엄마가 아이를 키우는 집과 홀아비 아빠가 아이를 키우는 집을 비교해 보라. 여기에도 물론 개인 차가 존재하지만 대체적으로 전자의 삶과 집이 후자의 그것들보다 나은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모든 일을 척척 잘하는 아내들도 못하는 일이 있다. 그것이 바로 남편을 존경하는 일이다. 주변에서 남편을 존경하고 남편의 의견을 따르는 아내들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ㅠ특별히 자녀 양육의 있어서 아내들의 의견은 거의 지배적이다. 남편은, 어느덧 자녀 양육의 전문가가 된 아내가 하자는 대로 결정을 할 때가 많다. 어디 자녀 양육뿐인가? 집을 사거나 이사할 때, 재테크를 할 때도 아내들이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대체적으로 아내들은 남편들보다 이런 일들에 더 많은 관심이 있고 더 많은 정보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여자들이 더 말이 많으니 여자들끼리 모인 자리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훨씬 많은 정보가 공유된다. 그러니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멀티태스킹도 더 잘하는 아내 입장에서, 자기가 하는 일 외에 다른 일에는 관심도 별로 없고 정보도 적은 남편을 뜻을 따르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성경에서 사도 바울이 가정에 대하여 한 교훈에서 "아내들이여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께 하듯 하라"(엡 5:22) 그리고 "아내도 자기 남편을 존경하라"(엡 5:33 b)는 권면이 그 시작과 끝을 이룬다. 바울이 아내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단 한 가지다. 남편을 존경하고 그에게 복종하라는 것이다. 이 말을 거꾸로 읽으면 아내들은 그 밖에 다른 일들은 알아서 다 잘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아내들이 가장 못하는 일이 남편을 존경하는 일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존경할 때는 그 상대방이 나보다 능력이나 지혜에서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 상대방에 대해서는 존경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그런데 아내들이 남편을 존경해야 하는 이유는 남편이 능력이나 지혜가 아내보다 뛰어나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그 사람이 내 남편이기 때문에 존경하는 것이다. 사실 바울은 가정에 대한 교훈에 앞서서 모든 성도들에게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피차 복종하라"(엡 5:21)고 권면했다. 그리스도를 믿는 성도들은 피차 복종해야 한다. "피차 복종하라"는 표현은 "피차 존경하라"와 같고 "피차 사랑하라"는 명령과도 같다.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라면 서로 사랑하고, 존경하고 복종해야 한다. 그러니 부부 사이에는 더더욱 서로 복종해야 하고 사랑해야 한다. 다만 바울은 아내들에게 남편들을 사랑하라는 표현 대신에 거부감을 일으킬 게 뻔한 "복종하라, 존경하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일부러 그렇게 한 것이다. 사랑하라고 하면 거부감이 들지 않았을 텐데 왜 "복종하라"나 "존경하라"는 표현을 썼을까? 남편을 사랑은 하는데 존경하지 않는 아내들의 마음과 태도를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남편을 사랑하는 방법은 존경과 복종이라는 것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남편들은 자녀들과 다르다. 아무리 아내가 아무리 잘 챙겨줘도 아내가 자신을 존경하지 않는다고 느끼면 자신이 아내로부터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
바울은 그 사람이 당신의 남편이라면 그 이유만으로 그를 존경하라고 권면한다. 그것을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피차 복종하라"와 연결 지으면, 그리스도를 경외하기 때문에 성도들이 피차 복종할 수 있는 것처럼 아내는 그리스도를 경외하기 때문에 남편을 존경하고, 그에게 복종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그리스도를 경외한다"는 것은 어떤 뜻일까? 이 본문이 들어간 단락의 앞부분에는 다음과 같은 권면이 나온다.
"그러므로 사랑을 받는 자녀 같이 너희는 하나님을 본받는 자가 되고 그리스도께서 너희를 사랑하신 것 같이 너희도 사랑 가운데서 행하라 그는 우리를 위하여 자신을 버리사 향기로운 제물과 희생제물로 하나님께 드리셨느니라" (엡 5:1,2)
그리스도는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를 위하여 자신을 버리사 향기로운 제물과 희생제물로 하나님께 자신을 드렸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우리 죄사함을 위해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이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피차 사랑하고 복종한다는 뜻은, 상대방이 그리스도께서 자신 생명을 내어주셔서 구원한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때문에 피차 복종한다는 말이다. 아내들이 남편들을 존경하는 이유도 동일하다. 남편들이 아내들보다 능력이나 지혜에서 더 뛰어나기 때문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이 남편은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생명으로 구원한 귀한 존재이기 때문에 존경하는 것이다. 게다가 하나님께서 자신과 남편을 부부로 하나 되게 하셨다는 것을 믿는다면, 하나님께서 내 남편으로 주신 이 남자를 존경하고 그 존경의 표현으로 복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