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말을 안 듣는 이유가 뭘까?

by 최정식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도 십계명에 대하여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십계명 중에서 "네 부모를 공경하라"(출 20:12 a)는 여섯 번째 계명이 인륜에 대한 첫 번째 계명이다. 이 계명이 이처럼 중요하다는 것은 인륜에 대한 계명들 중에 유일하게 보상에 대한 약속이 덧붙여진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출 20:12 b). 바울은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계명을 "자녀들아 주 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엡 6:1)로 재해석했다. 부모를 어떻게 공경하느냐에 대해서 해석을 한 것이다. 부모를 공경하는 방법은 부모에게 순종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부모 말이라면 무조건 따르라는 뜻은 아니다. 엄연히 "주 안에서"라는 조건이 있어서 부모가 "주 안에서" 옳은 요구를 할 때, 순종을 하라는 의미다. 부모가 돌아가셨을 때, 우리가 후회하는 것이 있다면 부모 말을 듣지 않은 것일 것이다. 자녀가 부모를 존경하고 사랑하는 방법은 그분들의 말을 듣고 순종하는 것이다. 정철의 시조처럼, 우리는 부모가 살아 계실 때만 그분들을 공경하고 그분들에게 순종할 수 있다.


"어버이 살아신 제 섬길 일란 다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닯다 어찌 하리. 평생에 고쳐 못할 일이 이뿐인가 하노라."


그런데 부모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내용이 옳으냐 그렇지 않느냐를 따지기 이전에, 우리가 왜 부모 말을 듣지 않을까에 대해서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 질문은 사실 성경에서 매우 핵심적인 질문이다. 이것은 창세기 2장에서 아담과 하와가 최초로 범죄 한 사건과 연관돼 있다. 아담과 하와는 왜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불순종했을까? 이 질문은 또한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탕자가 아버지를 떠난 이유와도 연관돼 있다. 아담의 후손인 인류는 모두 부모에게 불순종을 하며 산다. 예수님께서는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탕자의 비유를 통해서, 창세기 3장에서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께 불순종한 이유와 동시에 하나님께서 그런 인간을 여전히 사랑하시는 모습을 설명하셨다.

우리가 부모에게 불순종하는 이유를 찾기 위해서 우리는 누구를 존경하고 그 명령에 순종하는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리는 대체로 권위가 있는 누군가를 존경하고 그 명령에 순종한다. 그렇다면 권위는 어디서 오는가? 권위는 차이에서 온다. 특별히 능력과 지혜 그리고 사랑의 차이에서 온다. 우리는 어떤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과 지혜를 가진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의 지도를 달게 받는다. 대표적인 예가 의사다. 우리는 의사의 처방에 매우 순종적으로 반응한다. 그것은 그들이 우리보다 우리 몸과 질병에 대해서 더 잘 알고, 뿐만 아니라 고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누군가를 나를 사랑한다고 확신할 때 그를 존경하고 기꺼이 그 말에 순종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믿음이다. 반대로 말하면, 상대방의 능력과 지혜 그리고 상대방이 나를 사랑한다는 것에 대하여 불신하면, 그 사람의 말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래서 성경은 하나님에 대한 의심을 타락이라고 하고 그 의심에 따른 불신을 죄라고 말한다.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은 이유는 하나님의 권위와 사랑을 불신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자신들보다 능력과 지혜가 뛰어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하나님께서 자신들을 사랑하셔서 그러한 명령을 주셨다는 사실을 믿지 않았다.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둘째 아들도 마치 자신이 아버지보다 더 똑똑하고 능력 있는 것처럼 확신하고 유산을 받아 길을 나선다. 하지만 그 재산을 모두 탕진하고 돌아오기 전에 그가 깨달은 것은 자신의 아버지가 얼마나 자비로우신 분이신가이다. 결국 그 사랑을 믿었기 때문에 돌아올 수 있었다.

우리가 부모 말을 듣지 않는 이유도 동일하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이 유독 더 부모 말을 듣지 않는다. 체격도 부모만큼 커지고, 힘도 부모보다 더 세졌다. 아들들은 엄마를 내려다보며 으스대기도 하고 아빠한테 팔씨름을 하자며 도전도 한다. 게다가 아이들 눈에 엄마와 아빠는 모르는 게 너무 많다. 꼰대 같은 소리만 하지 도무지 자신들의 세계와 언어를 알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엄마와 아빠가 자신을 사랑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다들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지 엄마라고 해서, 아빠라고 해서 자식인 자신을 사랑해서 특별히 어떤 행위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처럼 부모의 권위와 사랑에 대한 회의가 생기면서 자녀들은 부모 말을 더욱 적극적으로 듣지 않으려고 한다.



keyword
이전 09화자녀를 자립시키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