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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정식 Jan 05. 2022

하나님의 동역자들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동역자들이요 너희는 하나님의 밭이요 하나님의 집이니라"(고전 3:9)


고린도교회는 바울파, 아볼로파, 게바파 그리고 심지어는 그리스도파까지 등장할 정도로 계파싸움이 심각했다. 이러한 교회를 향해 바울이 "우리는 하나님의 동역자들"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동역자들이라는 표현은 먼저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종으로서 하나님의 뜻대로 사역을 한다는 의미다. 바울의 믿음이 아무리 뛰어나도, 아볼로의 가르침이 누구보다도 탁월해도 모두 하나님의 종일뿐이다. 그러므로 고린도교회는 기적을 베푸는 베드로가 아니라 그를 사용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한다. 


둘째로 이 표현은 사역자로서 갖는 영광을 보여준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종으로만 불려도 영광스러운 인간을 그의 동역자로 격상시키신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구원하는 은혜만이 아니라 우리를 그의 사역에 동참시키시는 영광도 주신다. 사역자는 이 영광으로부터 자존감과 자긍심이 생긴다. 그리고 이 영광 때문에 이 땅에서 사역하는 동안 겪는 모든 환난을 이길 수 있다.  


그런데 바울이 즐겨 쓰는 이  "동역"이라는 단어는 사실 바울의 사역 철학이기도 했다. 그는 혼자 전도여행을 떠나지 않았다. 개척지에서도 동역자들을 만드는 일에 힘썼고 그의 서신들은 그의 동역자들에 대한 언급으로 차고 넘친다. 우리는 바울을 단독자로 기억하지만 바울은 스스로를 항상 동역의 일부분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바울의 이러한 동역 철학은 어디서 왔는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의 교통하심이 너희 무리와 함께 있을지어다"(고후 13:13)


고린도에 보낸 마지막 편지의 마지막 절이다. 바울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각 위 하나님의 이름과 사역이 교회와 함께 하기를 기도한다. 동역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사역 철학인 것이다. 주 예수 그리스도는 그 죗값을 치러 우리를 구원하시는 은혜를 베푸신다. 성부 하나님은 그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내어주시는 사랑을 베푸셨다. 그리고 성령 하나님은 그 구속 사역을 우리에게 적용하심으로써 구원을 인치시고 하나님을 아바 아버지라 부르게 하셨다. 


이렇게 보면 동역은 교회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동역은 힘든 일이다.  때로 관계가 틀어지면 동역이 사역에 방해처럼 보일 때가 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사역을 잘하시려고 우리를 부르신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는 우리와 동역하시는 그 자체가 목적이신 것이다. 그러니 교회도 이 사역 철학을 견지해야 한다. 능률과 효율 그리고 경쟁이 아니라 동역이라는 방식으로 교회는 존재해야 한다. 그러할 때 세상 사람들이 오고 싶어 하는 교회가 될 것이다. 


- 2020년 11월 29일 소금교회 주일 설교를 바탕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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