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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숲
Oct 07. 2024
가을 들판 풍경
일상을 기록하는 드로잉
주말 아침, 자전거를 타고 간석지 논으로 향합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 뒷베란다에서 바라보는 가을 들판이 황금빛으로 물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개펄을 방조제로 막아 방조제 안쪽은 간석지 논이라 불립니다. 네모로 구획된 간석지 논이 수확철이 되어 조금씩 비어 갑니다.
하루하루 비어 가는 황금빛 논을 놓칠 수 없어 오늘 아침 마음먹고 자전거를 타고 나가봅니다.
농사도 짓지 않는 제가 황금빛 들판에 안달이 난 이유는 완연히 가을로 물든 들판을 그려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높고 청명한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노란 물결의 고개 숙인 벼들의 무리는 보고만 있어도 힐링입니다.
작년 가을에 본 풍경이지만 가을 들판은 매년 보아도 또 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가을마다
논을 보러
나오게 됩니다.
자전거도로와 논 사이에는 나무로 만든 울타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논 사이에는 구획마다 작은 농로가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논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이면 벼들을 자세히 보고 싶어 자전거를 세웁니다.
가까이서 본 벼들은 초록색 잎이 누렇게 변해가고 있는데 벼이삭은 방울방울 알곡을 달고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옛 속담이 현실로 와닿는 순간입니다.
봄에 심은 작은 모종이
푸른 들판이었던
여름을 거치고 가을이 되어
황금색
알곡으로 영글어 있는 것은 보고 있어도 신기합니다.
인간의 노동과 결합한 자연이 주는 선물은 언제나 경이롭습니다. 인간의 힘과 자연의 순리로 만들어진 벼를 아니 쌀을 먹고 우리는 또 에너지를 얻어서 하루하루의 삶을 살아가겠지요.
논에서 자라는 벼를 보는 일은 한 해의 농사를 수확하는 평범한 일이지만 어쩌면 그 속에는 인간이 자연과 더불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성찰하게 만드는 지혜가 담겨 있는 것만 같습니다.
파란 기을 하늘에 흰 구름이 그린 그림, 수확철 황금빛으로 물든 논을 보면서 저는 종이에 수채화로 자연의 색을 흉내 내 봅니다.
자연이 주는 빛깔은 너무 영롱해서 발치에도 따라가지 못하지만 자연의 빛깔은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고 따라 그리는 것은 제 삶의 빛깔을 만드는 일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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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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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쓰고 가끔씩 그립니다. 마음의 소리가 지혜가 되어 나오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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