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 공원의 봄
따뜻함이 물씬 느껴지는 계절입니다. 지난 삼월은 봄이었는데 겨울처럼 마음이 웅숭그려지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날씨조차도 그랬지요.
봄볕이 좋은 날, 산책을 나가면 제일 먼저 보이는 우리 동네 봄꽃은 목련이었습니다. 겨울 나뭇가지 사이로 고상하게, 보얗게 피어 있는 목련꽃은 기품있고 우아미기 있었습니다.
구시가지 어느 즈음에 큰 목련나무가 있는데 이맘때쯤이면 목련이 피곤 합니다. 그 사실을 기억하곤 그 곳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다행히도 예상은 빗나가지 않아 활짝 핀 목련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만개한 하얀 목련은 아직 잎이 피지 않은 겨울나뭇가지에서 풍성했고 여전히 우아하면서도 고상한 아름다움이 느껴졌습니다.
오래된 빨간 벽돌담과 허얀 목련이 잘 어울려 수채화로 그려봅니다.
사월도 삼월 만큼이나 다양한 계절을 보여준 봄날이었는데 4월엔 벚꽃이 동네 곳곳에 활짝 피어 있습니다.
우리 동네엔 이곳저곳에 제법 큰 벚나무가 있는데 활짝 핀 벚꽃들은 환해서 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벚꽃 한 송이 한 송이가 전체로 어우러져 환한 빛을 뿜어내면 하나일 때보다 더 화사해져서 더 아름다워 보이는 것 같습니다.
철길공원을 산책하다가 만개한 벚꽃을 보았습니다.
그 덕분에 주위가 더 환하고 화사해 보여 주변 풍경과 함께 벚나무를 그려 봅니다.
슬레이트로 지붕을 인 지은 지 오래된 창고와 오래되어 낡은 집들이 있는 철길공원에 벚나무는 가지가지마다 벚꽃이 풍성합니다.
벚꽃은 햇빛의 방향과 날씨의 맑고 흐림, 낮과 밤의 차이에 따라 색이 달라보입니다. 어느 때는 밝은 분홍빛으로 어느 때는 연보랏빛으로 어느 때는 하얀빛으로 그렇게 달라 보입니다.
오래된 집들 지붕과 벽에 활짝 핀 벚나무와 활엽수들이 햇볕을 따라 그림자를 드리운 모양이 오후의 봄날과 잘 어울리는 거 같아 그림자 표현에도 신경 써 그려 봅니다.
빛과 그림자, 화사함과 오래됨, 겨울과 봄은 반대 개념 같지만 함께 어우러져서 더 조화롭고 더 아름다워 보이는 것 같습니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겠지요. 추위 속에서 잎보다 먼저 봄꽃이 피어 나듯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 좋은 봄날이 우리들 삶 속에도 찾아오겠지... 자연을 관찰하고 그림을 그리면서 문득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