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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봄 Oct 06. 2022

봄,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그 지난봄, 율마 가지치기를 한 후 가지를 심었던 율마 가지에 놀랍게도 뿌리가 나왔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 그 늦은 가을이 지나고서야 뿌리가 나온 율마 가지를 보고서 여러 식물 키우는 분들로부터 대단하다 멋지다는 칭찬과 부러움을 받았다. 사실 별일이 아닌 일들이지만, 식물을 키우다 보면 아주 작은 소소한 일들이 때로는 정말 대단한 일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엄마라는 삶은 끊임없이 '' 자신에 대한 의심을 하게 한다. 아이들이 자라고  후에는 나는 무엇을   있을까. 내가 다시 사회에 나아가서 어떤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을까라는 물음이 더욱 우울하게 만들었던  추운 겨울날 같은 시기가 나에게도 있었다. 다음날의 하루가 기대되지 않을  그런 날들을 나는 작은 화분의 식물들을 보면서 나를 일으켰다. 그때에는 오늘 하루는 식물에게 물을 주었다는 일만으로도 하루의  가지 일을 했다는 나를 향한  기쁨이 좋았다. 그리고 가만히 식물들을 보고 있으면, 식물들도 정해진  화분 자리에서 계속 자라고 있지만 끊임없이 해를 찾아 잎을 뻗어내고 뿌리를 내리며 꽃을 보여주지 않던가. 돌아보면 나는 나의 작은 화분 안에서  작은 화분을 탓해왔지만,  역시도 끊임없이 화분 밖으로 손을 뻗어보는 일은  어렵게만 생각했었다. 그 어렵게 생각했던 일들이 식물물을 주는 침마다 나를 일으켜 세상을 바라보게  시작이 되었다.


나의 작은 정원은 처음에는 작은 식물 몇 개였지만 지금은 조금 더 많은 아파트 베란다의 작은 정원을 만들 정도가 되었다. 사실 나는 누구를 만나는 일도 좋아하지 않았고, 나는 어디서든 연필 한 자루만 있으면 끄적거리가 습관 있었다. 나는 베란다의 소소한 식물을 돌보면서 사진도 담아보고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어쩌면 나를 위한 작은 씨앗을 심었던 때가 아닌가 싶다. 작은 식물들을 바라보고 하루하루 식물 일기를 쓰고 사진을 담아 기록했던 보냈던 그 작은 시간들 덕분에 나는 식물들에 대한 그림책을 만들기까지 했다.



2017년도 부터 아파트 베란다에서 식물을 키우며 지금은 이렇게 많이 자란 식물들




오늘, 식물에 물을 주었다면, 내일은 새 싹이 나오겠지!

하루하루 반복적인 일상 속에서 나는 내일은 어제와 다른 또 다른 설렘으로 기대하게 된다. 그 작은 화분에서 키우는 식물 덕분이다. 이렇게 지난겨울부터 키워온 율마들이 자라고 다른 식물들도 조금씩 채워졌다 그 텅 빈 베란다에 초록색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작은  떡잎만 뻗었던. 작고 작은 나였지만, 이제는 해를 찾아  잎을 더욱 보여주게 되었다. 식물 키우는 일은 이렇게 나에게도 무한한 용기를 가져다주었다. 다른 어떤 사람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것은 없었지만 그저 아침마다 식물에 물을 주면서  식물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하다보니 이렇게 글을 쓰는 용기도 생겼다!

막연히 누군가에게 지금 당장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라고 묻는 다면 창가에 작은 화분 하나쯤 한번 키워보라고 권하고 싶다. 작은 잎을 보는  그리고  식물에게 물을 주면서 가지는 여유 또한 진정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아닐까. 누군가의  겨울도 언젠가는 다시 봄이 되어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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