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베란다 꽃밭 만들기 1.
12. 가을꽃 국화, 사랑초 키우기
아파트 베란다 꽃밭 만들기 1.
글 그린봄
끝날 것 같지 않던 무더운 여름날도 8월의 처서가 지난다면, 이제 가을이 다시 만난다.
나는 결혼 후 아이들을 낳고부터는 가을이라는 계절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추운 계절이 돌아오는 시작을 알리는 가을은 추위도 잘 타는 나의 체질에는 맞지 않았고, 서늘한 찬 공기가 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갈 때면 왠지 모르게 나 자신을 더욱 움츠려 들게 만드는 계절이기도 했다. 하지만, 매번 돌아오는 사계절마다 겪는 일들은 때로는 신비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특히 식물들이 사계절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면 더욱 그렇다.
가을이 되어 길가의 나무 식물은 꽃이 지고 난 자리에는 더욱 단단해진 씨앗, 열매들을 만들어 내고, 겨울을 준비하는 길가의 나무들은 더욱 바쁘게 나뭇잎을 하나둘씩 떨어트리고 겨울을 보낼 준비를 한다.
그와 반대로 이런 계절에도 꽃은 핀다. 다른 꽃 식물과 다르게 서늘해질 때 꽃이 피는, 국화, 사랑초가 그렇다. 국화는 관상식물 중에서도 오랜 역사를 지닌 식물 중 하나이면서도 종류가 다양하다. 요즘에는 꽃송이가 작은 국화인 소국은, 여름날의 화사한 꽃들과는 다른 또 다른 귀여움과 예쁨이 있는 국화 종류로 이 가을에 만나는 꽃이다. 꽃송이가 작고 귀여워 가을이 오면 학교나 카페 대형 매장 어디든 꽃을 만난다면 작고 귀여운 꽃 화분일 것이다.
1. 소국(국화) 키우기
나는 사실 꽃을 좋아하지 않는다. 꽃이 피면 금방 시들어 버린다는 생각과 시들고 난 다음의 마른 꽃 잎을 본다는 것은 생각보다 울적한 기분도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국은 색깔도 다양하면서도 가격도 비싸지 않게 구입할 수 있으면서도 가을 겨울에는 어렵지 않게 키울 수 있다. 아파트 베란다 안으로 데리고 온 소국은 일주일 정도는 꽃을 계속 볼 수 있다.
소국은 9월에서 11월 사이 꽃이 피는 식물로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 키우기 좋다. 또한 소국 키우기는 통풍이 제일 중요한데 소국은 통풍이 잘 안 되는 곳에서 키우면 진딧물이 잘 생기는 식물 중에 하나이다. 아파트 베란다에서도 가장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키우기를 추천한다. 소국 물 주기는 겉흙이 충분히 마를 때 물 주기를 하는 것을 추천하고, 서늘한 곳에서 키우기를 추천한다면 오래도록 꽃을 볼 수 있는 식물 중 하나이다.
2. 옥살리스(사랑초) 키우기
이름마저 사랑스러운, 사랑초. 사랑초는 옥살리스 식물로 잎 모양 때문에 사랑초라고 불리기도 한다. 옥살리스 종류도 무척 다양하지만 추위에 강한 편으로 서늘한 가을에 구근을 심어 겨울, 봄까지 꽃을 보는 종류가 있다. 사랑초는 잎이 클로버와 비슷한 모양이기도 하고 하트 잎 모양을 닮아 있다. 작고 귀여운 꽃송이들까지 만발하면 더욱 예쁜 겨울 꽃 화분을 볼 수 있다. 다양한 종류가 있는 사랑초이지만 화원에서 구하기 쉬운 사랑초 품종은 식물 초보자도 키워볼 만한 꽃 식물로 특별한 관리법이 없이도 이 가을부터 다음 해 봄까지 아파트 베란다에서 꽃을 볼 수 있다. 꽃이 지고 난 후 봄에 다시 구근을 캐어 보관한 후 심으면 여러 해 꽃을 볼 수 있다.
작년 겨울, 처음 사랑초를 키우고 크고 환한 사랑초 꽃을 보면서 다시 돌아오는 가을 사랑초 구근을 심었다. 옥살리스(사랑초)는 집에서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 키우기를 추천한다.
아파트 베란다의 꽃밭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나도 처음에는 꽃을 키우는 일을 좋아하지 않았다. 꽃이 핀다는 것은 그만큼 관리가 필요하는 일이라 생각했고, 꽃은 금방 시들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나는 작은 소국 화분, 사랑초 구근들, 제라늄을 키우면서 기다리는 계절이 되었다. 작은 잎들이 햇빛을 따라 자라라고, 식물의 양분들을 모야 꽃이 피기까지, 가까이 화분을 지켜보고 기다리면서 작은 꽃 한송이가 피는 과정을 만나게 되면 나도 모르게 그 강한 생명력에 더욱 감탄하게 된다.
식물들을 키우면서 나는 그동안 다양한 경험을 했다. 가을부터 겨울은 꽃을 보는 계절이 아니라고만 생각했던 묵은 생각 때문에 시도도 못했던 꽃을 키우면서는 많이 생각도 달라졌다. 아파트 베란다 한쪽으로 겨울에도 꽃을 볼 수 있다면 내 마음도 겨울이라는 계절도 그렇게 춥지만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가을의 쓸쓸함보다는 길가의 곡식이 알알이 익어가는 가을 풍경들처럼 나의 계절도 더욱 단단하게 성정하는 계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