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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진 Oct 30. 2022

공원에서 논 날

지음이의 일기 1

지음이의 일기

2021년 4월 27

공원에서 논 날     

 오늘 공원에서 교회 친구들과 모여 신나게 놀았다

그때는 날씨가 조금 흐렸고해가 쨍쨍하지는 않았다.

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날은 딱 놀기 좋은 날이다.

나는 

곤충이 많아서 잡고

야구도 하고,

자전거도 많이 타고,

정말 많은 놀이를 했다.

친구들과 함께 노니까 더더욱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이제 헤어져야 될 시간이다.

아쉽지만 다음에 또 놀지 뭐.


언제부터 아들의 일기에는 엄마와 있었던 일보다 친구들과 놀았던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온다. 오늘은 무엇을 하며 친구랑 놀았을까? 

 곤충을 징그러워하는 아이가 곤충을 잡고 놀았다니! 나랑 있을 때는 개미도 무섭다며 소리를 지르던 녀석이, 친구랑 함께 있으면 곤충 따윈 무섭지 않구나! 10살 남자아이에게 친구란 존재는 이런 것인가보다.

 아이의 일기를 읽으며 이 아이는 이제 가족보다는 친구가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든다. 이런 아이의 속마음을 읽은 것 같아 처음에는 적지 않게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조금 서운하기도 했다. 

 나에게 아이가 전부였던 시절, 아이에게 엄마가 전부였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 그 시절을 지나 이제 우리는 조금씩 곁을 다른 이들과도 나눠야 할 시간이 온 듯하다. 

 친구와 재미있게 놀았던 이야기를 일기에 쓰며 해와 구름과 바람이 심지어 놀기 딱 좋은 날이라며 행복해하는 아이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아이는 자연스럽게 이 시간을 잘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이제 나도 내 곁을 조금씩 다른 이들에게 나눠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웃을 때 코가 실룩거리는 귀여운 모습을 이제 녀석의 친구들도 알겠구나. 나도 오랜만에 내 친구에게 연락이나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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