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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살 즈음에

지옥이 따로 없는 우리의 30살 즈음에 

왜냐하면


30살 즈음에 난 두 아이의 엄마로  큰 돌콩이가 혼자서도 잘 해요 라며, '으쓱 으쓱' 될 때 난 똑같은 육아 전쟁을 치러야 하는 6살 터울의 작은 콩돌을 출산하고 육아에 전념을 해야 했다.  

육아와 교육은 언제나 어렵고 큰 난간에 부딪치게 된다.  큰 아이를 키워본 경험을 살려 콩돌의 육아 쯤은 괜찮겠지만 했으나 만만하지가 않다. 이상하게 분명 돌콩에게 먹혔다고 생각했는데 왠 걸 콩돌은 꿈적도 하지 않는 것이다.

내 머리가 나쁜가, 벌써 6년전 일을 기억도 못한다는 말인가.  아니면 6년도 변화의 시대로 보아야 하는 건가.  그래도 순해서 그나마 육아는 교육 이전에 괜찮았다. 또 다른  30살 즈음은 우리 가족에게는 이런 지옥이 따로 없고 " 너 지옥이 어떤 곳인지 구경 한번 해 볼래 " 정말 지옥나들이를 톡톡히 한 거 같다.


왜냐하면

우리는 사이도 좋은 암환자이다.  일본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왔을 30살 즈음은 우리에게 설레임과 불안함을 동시에 안겨 주었다. 두 아이를 얻은 기쁨은 전쟁터에서 개선장군 마냥 '금의 환향' 할 정도로 기쁘다.


세상사 내 마음대로 안 되는 '세옹지마' 이럴때 사용해도 되는 말인가,  사람들마다 삶의 무게가 다르므로 각자 자신의 살아온 삶은 인생 책 2권도 모자라 이야기 할 려고 365일, 몇날 며칠을 해도 모자란다고 말을 한다.   나도 할 말은 없다. 


우리의 첫번째 지옥. 한국 교육 과열에서 시작하며 한국교육을 따라가지 못하는 큰아들의 공부에 대한 관심이 저조해지며 학습 부진아 수준에 달하며 아이와 부모와의 전쟁이 시작되며 아이를 이해 할 마음의 여유는 생각해 볼 엄두조차 없었다.  오히려 돌콩의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 해결 된다. 하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의 두번째 지옥은 남편의 건강에 이상이 생기며 일을 하기가 곤란했졌다.  요즈음 한집에 보통 암 환자가 한 명은 있을 정도로 암은 흔하다. 그 당시는 암 환자가 거의 없을 당시였다.  30년 즈음을 지난 지금도 남편의 독백을 잊지 못한다. 무슨 영화처럼 " 난 열심히 살았어, 가족을 위해서 게으름 피우지 않고 회사에 충성을 다했어, 왜 !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지, " 그 때 처음 보았다. 성인 남자도 우는구나!  남자는 세번만 운다는 말을 어른들에게 들은 것 같은데 ,  남편은 그날만 실컨 울고 다시는 울지 않았다.  

그 이후에도 남편은 3번이나 수술을 받았다.  이제는 더 이상 수술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우리의 세번째 지옥은  나도 암진단을 받다. 너무 약해서 보이지도 않아 그냥 시술이라고 생각하는 의사의 말을 들으며 나의 암수술은 2번이나 했다. 그것도 퇴원 수속 밟으며 집에 돌아갈 생각에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나에게 남편을 찾으며 다시 입원 수속을 밟아야 한다는 의사의 말.  방사선, 항암으로도 안된다. 재 수술을 해야 한다.  " 당신의 암은 악성이고 다발성이므로 2주 후 다시 봅시다. 입원 수속 밟고 가세요. 그리고 수술은 바로 입원 다음날 새벽에 합니다. "   손을 대면 될 수록 펴지는 암.

암 수술은 아무것도 아니다. 방사선, 함암치료도 아무것도 아니다. 12번의 화약약물이 링거를 타고 흘러 들어가면 핵이 여기서 펑 저기서 펑 하는 순간 링거 맞는 손을 꼼지락 거리면 바로 핵은 그 곳에 집중적으로 폭탄을 터뜨린다. 그럼 그 흔적은 시커멓게 손가락부터 점점 타 들어가며 얼굴까지 시커멓게 된다.  그래도 백혈구수치가 높아 12번 잘 견디면 그것도 괜찮다. 그 다음이 문제다.  20년도 훨씬 지난 지금도 수술한 부위가 욱씬 거리며 때론 인파가 부어올라 무거운 옷을 입을 수가 없다. 옷이 천근만근 무겁게 느껴져 입고 벗기 조차 힘에 버거운 적도 많다. 지금도 컴퓨터를 오래 가고 특히 장시간 마우스를 움직이며 검색에 열을 올린 날은 거의  팔은 초 죽음이 된다. 너무 아파 한 동안은 컴퓨터가 괴물로 보여 멀리 멀리 하기도 한다.  커피는 위장이 약한 사람은 조심을 해야 한다. 바로 적신호를 보내면 몸 상태에 따라 잘 견딘다. 그러나 조금 건강해졌다 하면 또 마시기 시작한다.  아픔도 슬픔도 힘겨움도 잘 참고 또 잊어버리므로 또 살아가는 것 같다.


왜냐하면


나의 30살 즈음은 내 상황에서는 너무 큰 쓰나미 속에 있었다.  그래도 괜찮다.

우리의 30살 즈음을 지구 2바퀴 돌아 이제는 좀 단단해져가고 있으니까?

군인들 말대로 훈련을 받으면 몸도 튼튼해진다고 (맷집도 좋아진다) 사람은 아파봐야 성숙해지고 성장해지는 건 맞는 것 같다.  아픈 만큼 성장한다고.  이것도 인간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말해야 하나, 부모의 30살 즈음을 잘 견디어 준 우리 돌콩 콩돌이가 고맙다. 이제 우리가 너희들의 30살 즈음을 잘 견디어 보리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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