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꼬박 꼬박 먹는다.
모르는 것에 대한 물림과 질림으로 인한 지나긴 시간을 그날이 온다-3연재 이후 거의 한달 정도 되어간다.
시간은 뉴스처럼 흘러간다고 이불을 이리 저리 헤집고 돌아다니다 일어나기를 여러번 반복하다 스스로에게 괜찮아 그 동안 열심히 뛰었잖아. 위로랍 시고 건네본다. 코로나 3년 상황에서 뛰어 보기는 커녕 돌잽이 걸음마 조차 뒤뚱 거리지 못했거늘 . . .그래도 걸었다고 말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아한 심정이 되어본다.
그 동안 글 한 줄 적지 못하고 보낸 한 달 어린 소녀 초경을 앓듯이 배 잡고 머리쌓매고 아야 아야 하며 보낸 한달. 남들은 다 겪어도 나는 괜찮을 줄 알았다. 혼자서 할일이 많은 사람이라 나는 지쳐도 괜찮고 서운한 감정이 들어도 괜찮다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왠걸 아니다. 이번 생일이 지나면 나도 노령연금(국민연금) 수령자 대열에 들어간다. 정말 대한민국 나이로 60살을 보내면 어르신이라는 별명이 붙는다.
그리고 눈 몇번만 깜박 깜박 거리면 내가 일 할 수 있는 일자리 역시 줄어 든다.
남편은 나 보다 2살이 많다. 1년을 당겨서 연금 수령을 받고 있다. 내년부터 지하철 공짜란다. 축하를 해 주어야 하나. 나이가 들어간다는게 그렇게 서글프다는 생각은 안 든다. 원래나이가 60살이라도 생활나이는 10년~15년 낮추진 결과도 한 몫을 하는 것 같다.
난 만 60살을 보내는 마당에 제대로 아류를 보내주고 싶다. 그게 바로 그 동안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아, 그냥 멍 때려도 괜찮아,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나에게 팡파레를 울려주고 싶었다.
덕분에 글 쓰기는 잠시 잊고 밥은 꼬박 꼬박 먹었다. 맛집을 찾아 다니며 식도락 마냥 식객이라도 된 기분으로 이 곳 저 곳 돌아다니며 '감' 나라 '대추' 나라며 맛있네 없네 하며 가을 단풍마저 꾹 꾹 밟으며 내 기분대로 움직였다.
인간은 원래 심심해도 못 살고 힘 들어도 못 살고 배 고파도 못 살고 그저 입에 못 살겠다 못 살겠다. 를 달고 산다. 난 배가 불러도 못 살겠다고 말을 하는 사람이다. 참 못살 사람이다.
나는 오늘 "나는 나를 바꾸기로 했다" 라는 책을 일으며 왜 아무것도 하기 싫어할까?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일을 할 때는 정말 앞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 일에 매진을 하는 나다. 하물며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나는 누구일까?
행복해지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욕심을 줄이거나 소유물을 늘리는 것이다.
그 어느 쪽을 선택해도 좋다. - 프랭클린-
최후의 승리는 인내하는 사람에게 돌아간다
인내하는 데서 운명이 좌우되고, 성공이 따르게 된다. - 나폴레옹-
책 내용 중. 51p
자신을 믿는 마음은 생명력의 에너지원이다. 자신을 신뢰하고 확신하면 외부세계에서 어떤 충격을 가하든 에너지의 흐름은 유지된다. 그로 인해 자기감정에 따라 진실하게 살고, 세상과 풍부하게 접촉 할 수 있다. 자신의 존재 자체가 다른 사람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믿기 때문이다. 감정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 그래도 나 를 비롯한 사람들은 옳고 그름을 논하려고 한다. 늘 가면을 쓰고 내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주저 주저함도 항상 가면을 쓰고 말이다. 나를 아끼는 용기가 필요하다. 나를 잊는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나를 위한 자기애의 파티를 열어 줄 때 나는 당당해 진다.
글을 안 쓰고 밥 만 맛있게 먹어도 괜찮다. 그 동안 열심히 밥 만 먹었으니 이제는 다른 외식을 하고 싶다. 그럴때 글이라는 외식을 한번 해 보는 것이다. 오늘처럼. 누구에게나 그날이 온다.
녀석은 이렇게 우길 것이다. 나 지금 코로나는 아니고 감기가 든 것 같아 머리도 아프고 목도 살짝 아프네 좀 쉬면 괜찮아 , 따뜻한 아랫목을 잠시 내어 준다. 그 녀석은 쉬고 나면 다시 길을 떠날 것이다.
이 가을 예쁜 색색가지의 낙옆을 보며 툴 툴 틀고 일어난다. 노랗게 물든 국화꽃을 보며 나는 전화를 한다.
나에게 그날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