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reammeow Apr 07. 2022

불안장애 인지행동치료(CBT) 4주 차 in 영국

내가 불안할 수밖에 없는 이유.

4주 차 상담



하나도 안 예뻐.



 참 놀랍게도 과거엔, 나는 나를 너무나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다재다능한 나를 사랑했으며,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늘 꿋꿋하게 이겨내기는 사람이었고, 뭐든 도전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도전적인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 또한 많았다. "넌 이것저것 늘 많이 알아보고서 하겠다고 말한 거는 꼭 해내잖아". 반면에 지금의 나는 저 먼 길 끝에 가만히 서 멈춰있는 사람 같다. 시간 또한 멈춰버린 느낌이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바꾼 걸까? 그건 아직도 알 수가 없다. 상처 있는 인생 잘 살아가던 '나'라는 같은 사람이, 몇 년 사이에 이렇게 달라지다니 말이다.



 얼굴에 큰 불만을 가지고 산 적도 없었다. 내면을 가꾸고, 내면적으로 귀엽고 사랑스러운 사람이면 충분히 매력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실제로도 그랬다. 내면을 열심히 가꿔가면서 자신감도 자존감도 충만했었다. 그렇지만 최근 1년간 외모에 대한 불만족이 생기기 시작했다. 분명 과거에는 그런 거 상관없이 내가 좋았고 얼굴 신경 쓴 적 없었는데 성형을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지금의 내가 예쁘지 않은 거 같다.



 주변 사람들은 지금도 아주 예쁘다고 말을 한다. 고맙게도 몇몇은 본인의 지인들 중에서 내가 제일 예쁘다고 하는 친구도 있다. 내 눈에는 나의 외모의 작은 흠들이 크게 느껴지는데, 주변에 물어보면 내가 짝눈인지도 잘 몰랐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거에 크게 스트레스받고 신경 쓰고 산 적이 없는데, 어느 순간부터 짝눈에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 누군가 뭐라 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주변 사람들은 전혀 모른다. 주변에서 이런 고민을 하는 나에게 진지하게 물어봤다. "수술은 그래도 수술이라 위험한데, 더군다나 정말 조금의 변화고 네가 수술한다고 주변 사람들이 달라지거나 그런 것도 없어. 주변 사람들은 네가 수술을 하던, 안 하던 너한테 똑같이 대할 거야". 그 말은 사실이었다. 내 주변 소중한 사람들은 나의 외모로 날 좋아해 주는 게 아니니까. 거울을 열심히 보며 스트레스받던 어느 날, 기나 긴 고민 끝에 깨닫게 된 것은 과거와 현재의 나 자신의 차이라고 느껴지는 것은 자존감, 자신감의 결여라고 생각되었다.


 과거의 나는 자존감도 자신감도 높았다. 셀카 찍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었다. 얼굴에 스트레스 크게 받고 산 적도 없었다. 난 충분히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며, 20대 초반에는 별스타그램에서도 열심히 활동해서 팔로워도 만 명 이상 있었고 협찬품은 박스가 쌓일 정도여서 주변에 나눠주곤 했었다. 요즘의 나는 셀카도 안 찍은 지 1년 반이 훌쩍 넘어가는 것 같다. 전에 사용한 별스타그램 계정도 몇 년 전에 삭제하고 다시 만들었다. 과거엔 내가 예쁘다고 생각했던 거 같은데, 요즘은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아무리 예쁘다 이야기해 줘도, 그냥 나 기분 좋아지라고 해주는 말 같다.



 이야기를 다 들으신 후, 선생님도 내가 나를 보는 시선에 자존감과 자신감 결여가 부분적으로 있는 거 같다고 하셨다. 오늘은 오늘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저번 주에 반절 정도 채운 나머지의 공식화를 채워나갔다.



1. 사례 공식화


사례 공식화 밑부분, 계속 불안한 이유는 이 패턴이 반복되기 때문.


 왜 나는 기분이 나아지지 않을까? 내가 불안해하는 요소 중 하나는 계속 거울을 보게 되었고, 내 얼굴을 볼 때마다 '눈이 짝짝이인 게 이상하다, 과거와 달라 보인다'라는 끊임없는 생각들이 들기 시작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하루 종일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더더욱 이상한 건, 얼굴은 늘 그대로였음에도 과거엔 전혀 불안한 적이 없었는데 갑작스럽게 눈이 짝짝인 거 같아 보이며 그것에 집착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갑작스럽게 달라진 나의 행동과 마음을 보니 지금 내 마음과 정신이 온전하지 않다고 지레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면 거울을 그만 보기 시작하고 다른 일에 집중하려고 한다. 그렇지만 무의식적으로 난 또 불안해하며, 거울을 들여다보는 내 모습을 발견하곤 했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지 않고 깨져야 내가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데, 계속 무한 반복 되다 보니 늘 하루 종일 불안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라 알려주셨다. 선생님께선 늘 이렇게 살면 스스로가 너무 지칠 거라고 하셨다. 그래서 우린 내가 평소에 하는 행동이 아닌, 다른 행동으로 저 패턴을 무너뜨려야 한다고 하셨다.



<이번 주 숙제>

 과거엔 굉장히 계획적인 사람이었는데 요즘은 계획을 따르는 데에 차질이 생겼다. 선생님께서 그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숙제를 주셨다. 이번주 숙제는 


1) 5가지 나 스스로에게 주는 칭찬 적기, 즉 5가지 잘한 점 적기인 5 positive qualites랑 

2) 일주일 계획표 적어오기로 바뀌었다.


 

작가의 이전글 불안장애 인지행동치료(CBT) 3주 차 in 영국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