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향점이 명확한 INFJ 소이와 나누는 인터뷰 [8회]
서른을 마주한 우리 여덟 번째 인터뷰이는 소이다. 소이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마음이 깊은 사람이다. 늘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며 대화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사람과 나란히 서서 상황을 이해하며 공감해준다. 내 마음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더라도 온전히 내 편이 되어준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 편히 나의 생각과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다. 나의 실수와 잘못이 있더라도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바로 소이인 것 같다.
이런 소이에 대해 소개하자면 늘 자신에 대해 탐구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이다. 자신에게는 마음속 깊이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면서도 다른 사람과 만날 때는 그들의 입장을 헤아리기 위해 노력한다. 소이를 아는 모든 사람들은 소이를 '정말 좋은 사람'이라 표현한다. 개인적으로 마음의 성숙을 굉장히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는데, 마음에 있어 성취의 기준은 오롯이 자신의 잣대로 지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소이는 너무나 빛이 나는 사람이다.
그런 소이에게 조심스럽게 인터뷰 제안을 했다. 사실 다른 이들에게 제안할 때보다 조심스러운 마음이 컸다. 나에게 늘 호의적인 소이가 부담스러운 마음이 있는데도 인터뷰에 참여하게 될까 봐 조마조마했기 때문이다. 나의 부탁은 뭐든 들어주겠다 말하는 소이의 대답에 오히려 내가 들어보고 결정하라며 만류를 했다.
"제가 진행하려는 인터뷰 콘텐츠에 초대하고 싶은데요, 혹시 와주실 수 있나요? 부담이 되면 거절하셔도 돼요." 그의 대답은 너무나 흔쾌했다. 오히려 권유한 내가 제대로 말한 것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그렇지만 참여하겠다는 그의 태도는 일관되었고 고마운 마음으로 인터뷰를 준비해나갔다.
그런 소이와 햇살이 따뜻하게 비추는 어느 여름날 만났다. 호기심 많은 그는 촬영 현장을 흥미로워했다.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와 환경이 색다르게 느껴지는 듯했다. 촬영 프로세스를 미리 설명해주지 못했던 탓에 촬영하는 과정을 먼저 설명하고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창의력이 반짝이고 배려심이 넘치는 철학가 남소이님을 모셨어요. 소이씨, 이름, 나이, MBTI 간단하게 말씀해주시겠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29살 남소이라고 합니다. MBTI는 INFJ입니다."
"와- 네, 반갑습니다. 오늘 초대를 받고 어떤 느낌이 드셨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우선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흥미로운 일을 하자고 제안을 해주다 보니까 제안의 말이 끝맺음을 맺기 전에 좋다고 말을 했는데, 막상 질문지를 받고 나니까 사실 고민이 되었어요. 제가 인터뷰를 할 수 있는 자격이 되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오늘 이렇게 날 좋은 날에 열심님이랑 함께 스튜디오에 와있으니까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아~ 너무 감사한 말이네요. 그리고 제가 소이씨에게 이전에도 말했지만, 먼저 모시고 싶었던 분 중 한 분이기 때문에 자격에 대해서는 정말 의심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오늘 같이 재미있는 이야기 나누면서 의미 있는 시간 만들어가면 좋을 것 같아요."
고마운 건 오히려 나인데 자격을 이야기하는 그에게 용기를 심어주고 싶었다. 나는 그의 배려와 태도, 행동에서 늘 반짝이는 가치를 보곤 했었기에 그 모습을 잘 담아낸 결과물을 선물하고 싶었다. 그런 마음으로 진솔하게 그리고 담백하게 인터뷰를 시작했다.
오히려 흘러갔을 때 그 끝이 어떨지가 항상 궁금한 것 같아요.
Q. 소이님의 요즘 근황이나 관심 있는 것이 무엇인지 여쭤보고 싶어요.
소이 : 저는 요즘 국내 여행지를 찾고 여행지에 가서 어떤 숙소에서 자고, 어떤 관광 명소가 있고 어떤 먹을 것이 있는지 찾는 것에 관심이 있어요.
열심 : 원래 여행을 좋아하셨나요?
소이 : 여행을 좋아해요. 다만 좋아하는 것만큼 실행으로 옮기지는 않았었는데 최근에 국내에도 예쁜 곳이 많고 한국은 안전하구나 라는 것을 느끼고 국내 여행지에 많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열심 : 최근에 다녀오신 곳이 있나요?
소이 : 최근에는 ‘상생의 손’을 보기 위해 포항에 다녀왔는데, 주변 지인들한테 적극 추천할 정도로 아주 좋은 관광지예요.
열심 : 오~ 너무 부럽네요. 저도 나중에 한 번 다녀와보도록 할게요.
Q. 소이님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창의력’이에요. 제가 봤을 때 소이님은 굉장히 생각을 깊게 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런데 언제부터 그런 성향을 띠셨는지 궁금해요.
소이 : 생각의 깊이가 깊은지는 스스로 항상 잘 모르겠긴 하지만, 생각을 많이 하는 건 어렸을 때부터 늘 그랬던 것 같아요.
열심 : 어떤 생각을 보통 주로 하셨나요?
소이 : 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긴 한데요. 주변 지인들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고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제가 어떻게 해주었을 때 더 기쁠지, 아니면 어떤 점이 속상하게 할 수 있으니까 조심해야 될지 이런 것들도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분야는 정말 다양합니다 ㅎㅎㅎ
열심 : ㅎㅎㅎ 그렇군요. 저도 제가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까지 고려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다방면으로 생각하신다는 걸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되게 멋있다고 생각하고요.
Q. 생각을 통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냈을 때 느끼게 된 감정이나 기분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소이 : 결과물을 만들기까지 정말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해야 해요. 다양한 결과물이 내 선택에 따라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보니까 그런 압박과 고민의 끝에 결과물을 만들어 내게 되면 그 끝은 시원하다는 생각을 해요. 한편으로는 이게 최선일지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열심 : 창의적인 영역은 확실히 끝없는 영감과 고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Q.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만족감은 어떠신가요?
소이 :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만족감은 5점 만점일 때, 4점인 것 같아요.
열심 : 오, 꽤 높네요.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있을까요?
소이 : 사실 저는 일은 제게 주어지는 걸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일을 하는 환경이 굉장히 중요한 사람이에요. 이를테면 동료라던가, 제가 일 끝나고 취미를 즐길 수 있는 편인가 하는 것들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그런 것들이 제 마음에 만족감을 주는 것 같아요, 동료와 환경 같은 것들.
열심 : 오~ 그러기가 쉽지 않은데 만족하면서 다니신다고 하니까 되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회사가 일주일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잖아요. 그래서 동료가 좋았을 때랑 아닐 때가 나에게 주는 심적인 안도감, 안정감, 스트레스가 천차만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공감이 되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Q. 최근 즐겨하는 취미생활이 뭔가요? 여가시간에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지 여쭤볼게요.
소이 : 첫 번째로 복싱을 시작했습니다. 근데 그 복싱이 전통 복싱처럼 막 줄넘기를 넘고 이러기보다는 재미 위주로 하다 보니까 운동적인 스킬이 늘어나는 건 아닌데, 링 위에 있는 게 굉장히 재미있고 끝나고 났을 때 땀이 나는 제 모습이 좋은 것 같아요.
두 번째는 제가 영화를 어렸을 때부터 좋아해서 영화를 소개해주는 TV 프로그램을 보는 것을 되게 좋아하는데 그런 걸 보는 거에 빠져있어요.
열심 : 소개하는 채널은 보통 어떤 채널을 보시나요?
소이 : 요즘에는 tvN에서 이동진 평론가랑 홍진경 씨가 나오는 프로그램을 좋아합니다.
열심 : 오~ 저는 유튜브를 통해서 보통 영상 추천을 받는데, 전문 채널이 있나 보네요. 예전에 출발 비디오 여행 이후로는 본 적이 없어서 잘 몰랐는데, 그런 채널이 있군요.
그리고 복싱을 하면 스트레스가 조금 풀리나요?
소이 : 스트레스가 굉장히 많이 풀리고, 주변 사람들한테 추천하고 싶어요.
열심 : 그렇군요. 운동을 하면 삶에 활력이 돌잖아요. 복싱이 주는 에너지는 어떤 게 있나요?
소이 : 쨉을 날릴 때 타격을 하면 선생님이 들고 있는 방망이에서 소리가 탁! 하고 나는데 그 소리가 크면 굉장히 짜릿해요.
Q. 최근에 경험했던 가장 행복한 사건이 있었다면 말씀해주시겠어요?
소이 : 저는 행복을 느끼는 허들이라고 해야 하나? 그게 굉장히 낮은 것 같아서 되게 사소한 순간순간에 행복을 많이 느끼긴 하는데요.
최근에 친구와 애버랜드를 반차를 내고 갔었는데 그때 행복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제가 애버랜드라는 공간을 좋아하는 것도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열심 : 와 - 상상을 해봤는데 저도 벌써 반차 내고 있어요 지금 ㅋㅋㅋㅋㅋㅋ 반차 내고 가면 너무 즐거울 것 같은데요. 평일에 갔을 때 사람이 많았나요?
소이 : 저는 눈치게임에 성공해서 사람이 많이 없었습니다.
열심 : 오~ 정말 좋았겠다. 더 행복하고 뿌듯한 하루였을 것 같아요.
Q. 이제 서른이 가까워지고 있잖아요. 나이가 주는 부담감이나 압박감이 있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소이 : 압박감은 전혀 없는 편이고, 오히려 흘러갔을 때 그 끝이 어떨지가 항상 궁금한 것 같아요. 기대라기보다는 궁금에 가까운 것 같아요.
열심 : 아~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아요. 사실 서른은 저도, 친구들도 대부분 부담을 느끼지는 않는 것 같아서 되게 공감이 됩니다.
앞으로 선한 사람이 되고 싶고, 계속해서 선한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Q. 최근 새로운 직종이 다양하게 떠오르고 있잖아요. 일, 직업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소이 : ‘직업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네이버에 검색을 했었는데요. 많은 직업관들이 있는데 1번이 생계유지의 수단이라고 나오더라고요. 저는 1번에 가까운 것 같아요. 예전에는 이걸 좀 부끄럽게 생각해서 말을 잘 안 했는데, 요즘에는 당당하게 말을 하는 것 같아요. 나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을 한다’고요.
열심 : 맞아요. 요즘 MZ세대가 그런다고 한다잖아요. 회사에서 일을 잘해서 칭찬을 받을 때 ‘자네 장차 경영진이 되겠어~’라는 칭찬을 들으면 ‘제가요? 왜요?’라고요.
사실 각자 자기가 받는 만큼 자신의 위치에 있는 만큼 열심히 잘할 수 있으면 그게 바로 그 일에 대한 몫을 하는 건데, 아무래도 기성세대적인 관점에서 보면 회사에서 돈을 받는 만큼만 일한다는 것에 대해 오히려 의아해하는 분도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일을 하는 것이 생계의 수단이라고 한다면, 일을 하는 것에 만족을 느끼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정하고 일을 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아요.
Q.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이나, 살고 싶은 삶이 있나요?
소이 : 삶의 자세나 지향성에 대한 것은 명확하게 항상 갖고 가는 것 같은데 직업에 대한 것을 크게 막 구상하거나 목표로 두고 있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 스스로 항상 되뇌이는 건데 난 어딜 가나 어떤 일을 하던 잘 적응하고 잘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어서 그런 것들에 크게 고민하는 시간을 투자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Q. 롤 모델이 혹시 있으신가요?
소이 : 저는 롤 모델을 영화나 주변 사람들한테서 많이 찾는 것 같아요.
열심 : 영화에서는 어떤 인물이 있었나요?
소이 : 최근 넷플릭스에 ‘퍼펙트 페어링’이라는 영화를 재미있게 봤는데 그 주인공이 약간 열심님 같기도 해요. 굉장히 긍정적이고, 밝고 그 사람 곁에 있으면 얘깃거리가 항상 많아지고 재미있고 그런 인물인데 그 사람이 삶을 대하는 태도가 굉장히 낙천적이고 멋있어서 현재의 롤모델은 그분이에요.
그리고 제가 예전에 대학 수업 들을 때도 롤모델을 한 번 말했는데요. 이를테면 열심님의 어떤 모습이 너무 밝게 빛나고 되게 멋져 보이는 거예요. 그러면 그 모습을 마음에 담아서 나도 저렇게 해볼 수 있다면 해 봐야지라고 담고 오래가는 것 같아요.
열심 : 그런 식으로 하나씩 배워가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게 좋은 태도인 것 같아요. 지난 편에도 얘기했지만 사람이 완벽할 수 없잖아요. 그러다 보니 한 사람에게서 모든 걸 찾기보다는 여러 사람을 통해서 배워나가는 그 자세가 조금 더 현재에 맞는 방법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Q. 앞으로 살아갈 때 지향하는 점이 있다면, 그렇게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여쭤보고 싶어요.
소이 : 저는 우선 앞으로 선한 사람이 되고 싶고 계속해서 선한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제 스스로 내면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해야 할 거고 스스로를 많이 돌아봐야 할 것 같아서, 그런 것들을 꾸준히 해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열심 : 멋있네요. 앞으로도 정말 계속 생각해나가면서 살아갈 것 같아요. 옆에서 소이님을 보면 늘 고민하고 탐구하는 것이 보이는 사람이라서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 깊게 고민하고 나아갈 것 같다는 확신이 드네요.
소이 : 감사합니다.
열심 : 이야기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약자들을 돕고 싶은 마음은 늘 있었어요.
Q. 빙고를 먼저 해봤는데 하나 빼고 다 동그라미를 해주셨어요. 그래서 오히려 '주의 깊음'에 X를 친 이유를 여쭤보고 싶은데요.
소이 : 멀티태스킹이 절대 안 됨이랑 연결이 되는 것 같은데 집중을 한 번에 확 했다가 금방 떨어지고 다른 데 옮겨가고 그런 적이 많았던 것 같아요.
Q. 약자들을 돕고 싶음. 이거 한번 얘기해보고 싶은데 혹시 이런 사례가 있을까요?
소이 : 약자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거는 대학교 때 항상 그런 활동이나 대외활동들에 참여를 했던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대학교에 입학했을 때는 해외봉사에 지원을 해서 다녀왔던 이력이 있어요. 거기에 다녀와서 마음에 진동이 조금 오래갔어요. 봉사단체에 대학생들끼리 활동하는 게 있는데 거기에도 지원을 했던 것 같고, 꾸준히 대학교 내내 그런 활동에 참여를 했던 것 같아요.
열심 : 마음이 있더라도 실천하는 게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으니까. 그래서 학창 시절 내내 실천해왔다는 게, 그 마음이 진짜 얼마나 진심인지 느껴지는 대목인 것 같아요. 대단하네요.
Q. 착하면서 억지로 삐뚤어지려고 함에도 동그라미를 쳐주셨는데, 이것도 한 번 얘기해줄 수 있나요?
소이 : 평소에 타인의 행동 같은 것들을 이해를 많이 하려고 하는 편인데, 일을 하다가 힘에 부칠 때 “에잇, 몰라.” 하면서 살짝 삐뚤어지는 것 같기도 해요.
열심 : 근데 이게 남들의 삐뚤어짐과는 약간 다른 느낌인 것 같아요. 배려를 하다가 안 한다던가 약간 이런 느낌이죠?
소이 : 네네, 맞아요.
Q. 그림과 또는 글쓰기 함. 혹시 그림이나 글쓰기 하시나요?
소이 : 글쓰기를 잘하고 싶은 욕구가 항상 있는 것 같아요. 제 일상이나 생각을 저는 블로그에 비공개로 쓰고 있습니다.
열심 : 우와, 궁금해요. 언제 한 번 공유해주세요!
최선이기 때문에 더 이상 후회하지 않고 자신을 믿으면 좋을 것 같아요.
Q. 소이님 자신에게 5년 후 or 10년 후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번 해주시겠어요?
소이 : 5년은 너무 가까운 것 같아서 10년 후 소이에게 말해보겠습니다.
소이야, 사랑하는 사람이랑 결혼도 잘하고, 너 일도 잘하고, 가끔은 여행도 다니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잘 살고 있구나. 곧 보자 ㅎㅎㅎㅎㅎ
열심 : 10년 후의 소이님도 똑같을 것 같아요, 이 영상 보면서 흐뭇하게 미소 짓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고, 뭔가 10년 후의 소이님과 또 한 번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때까지 함께 잘 지내봅시다ㅋㅋㅋㅋㅋ
Q. 일상을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것들이 굉장히 어렵다고 느껴져요. 그래서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를 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소이 :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내고 싶어 하는 사람은, 그 사람이 낸 결과물이 최선이기 때문에 더 이상 후회하지 말고 자신을 믿고 만들어나가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게 자기만족이 되었으면 그걸로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열심 : 오~ 역시. 프로 응원러라고 해야 될까요? 듣는 이가 듣고 싶을 말을 해주었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Q. 이번 인터뷰 시즌 1이 끝나고, 다음 시즌에서 보고 싶은 인터뷰이가 있다면 얘기해주세요.
소이 : 열심과 친한 분들 중에 E의 성향이 강한 사람들의 인터뷰도 한 번 보고 싶어요.
열심 : 오~ 저의 지인을 궁금해하시는군요. E인 사람. 저도 이번에 돌아보니까 인터뷰를 대부분 I인 친구들과 했더라구요. 제가 I친구들이 많아서 그랬는데, E인 친구들도 한 번 찾아보도록 할게요.
Q. 열심에게 궁금하신 질문이 있다면 한 번 해주시겠어요?
소이 : 여러 가지를 고민해봤는데, 극 I 인 사람의 입장에서 열심님처럼 극 E 에 속하는 분들이 사람을 만났을 때 에너지를 얻는다고 들었어요. 물론 저도 에너지를 얻을 때도 있긴 한데, 그 느낌이 어떻게 일렁이는지 궁금하더라구요. 어떤 자극이 되고 에너지가 어디서 발현되는지가.
열심 :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제가 고민이 있거나 우울한 감정이 있을 때 혼자 있다 보면 생각이 깊게 파고들어 더 우울해지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누군가랑 만나면 그런 생각들로 연결이 되지 않고 그냥 친구들과 만난 상황에만 집중하다 보니까 누군가와 만났을 때 우울한 감정이 떠오르지 않아요. 그런 점에서 에너지를 얻는 것 같고요.
덧붙이자면 저는 누군가를 만나는 것보다 외출 자체가 좋은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댕댕이들이 산책할 때 풀향기를 맡으면 여행하는 느낌이 들어서 그렇게 산책을 좋아한대요. 근데 그 느낌이 오히려 저는 뭔지 알겠거든요? '오늘 나갔는데 새로운 경험을 했어, 새로운 향기를 맡았어, 새로운 맛을 봤어, 새로운 얘기를 들었어, 새로운 걸 경험했어!'로 이어져서, “아, 오늘 하루 보람차게 보냈다.”라는 느낌으로 에너지를 얻는 것 같아요. 말이 되게 횡설수설하네요 ㅎㅎㅎ
소이 : 근데 이해는 잘 되어서, 전달이 잘 됐어요.
열심 : 아 다행이네요 ㅎㅎㅎ 되게 신선한 질문이었어요.
Q. 마지막 질문인데요, 오늘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한 번 말씀해주시겠어요?
소이 : 제일 먼저 느꼈던 점은 제가 되게 복잡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좀 단순한 사람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제가 29년 살면서 이런 인터뷰가 처음인데 가끔은 좀 이렇게 인터뷰가 꼭 아니더라도, 돌아보는 시간을 꼭 글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걸로 남겨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열심 : 네 좋네요 ㅎㅎ 사실 소이님이 복잡한 사람이 아닌 것 같다는 말을 했지만, 사실 그런 복잡한 생각을 해왔기 때문에 오히려 간결한 답변이 나올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소이와 인터뷰를 마치며 선한 사람이란 소이와 같은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자신의 상태를 타인과 비교하거나 머무르려 하기보다는 자신이 추구하는 '선한 사람'이 되기 위해 꾸준히 생각하고 스스로를 이해하고 발전해나가려는 모습을 보며 그 자체로 이미 선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얻는 만족이 아닌, 스스로 가치를 정하고 그 가치를 추구할 때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된다고 생각하며 실천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어떤 순간이던 최선을 다하고 그 순간을 기억하는 것은 결국 자신이기에, 최선을 다하며 발전하는 모습이 홀로 우뚝 선 강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나를 끊임없이 궁금해해 주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순간의 주인공은 소이임에도 나의 생각, 나를 구성하는 것들, 나의 주변 인물들에 관심을 갖고 나에 대해 알아가려고 하는 따스한 태도와 마음을 가진 소이가 너무나도 고마웠다. 최근 본 '이상한 나라의 우영우'라는 드라마에서 우영우 변호사가 최수연 변호사에게 '너는 봄날의 햇살 같아.'라는 말을 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나에게 떠오른 사람은 바로 소이였다. 그가 나에게 있어 봄날의 햇살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내고 끊임없이 생각하는 그에게도 ‘결과물이 최선이기에 후회하지 말고 자신을 믿고 자기만족을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그대로 전해주고 싶었다. 결국 생각의 양이 결과물의 깊이를 좌우하기에 그의 결과물은 늘 최선이었다고 말이다. 그 자신에게도 자신의 결과물을 위한 노력을 인정하고 최선이었음을 기억하며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오늘 인터뷰를 끝으로 서른을 마주한 우리 시리즈 1편이 종료되었다. 오랜 시간 동안 인터뷰를 준비하고 촬영하고 글을 쓰며 누군가의 인생 한 조각을 소화할 수 있었다. 지인과의 경험을 글로 남기며 삶의 일부분을 함께 했다는 게 무척이나 감격스럽다. 작은 생각에서 출발한 인터뷰가 다른 많은 이들의 도움을 통해 제작되었고 그로 인해 나도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그런 마음을 모아 다음 글에서는 이번 경험을 통해 느낀 점과 배운 점 등 나의 경험을 기록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