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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밍키친 Jun 09. 2022

왔다, 일상의 맛! _ 템페

익숙한 듯 새로운 발효의 맛

발효. 우리에게 참 익숙한 단어이다. 채소에 소금이나 장을 넣어 절여 낸 장아찌, 한국의 고유문화로 자리 잡은 김치, 한국 음식의 기본 간을 맞추는 장(간장, 된장, 고추장, 청국장)까지 우리의 주변은 발효로 가득 차있다. 그리고 여기, 익숙한 듯 새로운 발효의 맛 템페가 있다.


템페(tempeh)는 비건 식단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싸템으로 입소문 난 식재료인데, 인도네시아에서 건너온 이 템페는 청국장, 낫또와 함께 세계 3대 콩 발효식품이라고 한다. 인도네시아에서 어떻게 건너왔나 궁금했는데 이미 우리나라에서 국산콩으로 템페를 만다는 회사가 생겨나고 있다.


템페는 삶은 콩을 바나나 잎에 싸서 발효시킨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삶은 콩을 지푸라기 사이에 넣고 발효시켜 청국장을 만드는 방법과 아주 닮아 있다. 콩을 꽉 뭉쳐서 만든 것 같은 외관에 여느 발효 음식들과 달리 특유의 향이 없어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도 어렵지 않다. 템페 100g에 함유된 단백질은 하루 권장량의 38%로 두부보다 1.5~2배는 높은 건강식이다. 비건식을 하는 사람은 물론, 다이어터들에게도 핫한 아이템이다.




| 기름의 고소함을 더해 더 고소함을 즐길 수 있는 템페구이

템페를 구입했다. 콩 알갱이가 눈에 보이는 작은 사이즈의 메주 같은 외관이었지만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이런 템페는 한 번 조리한 후에 먹으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는데, 역시 기름을 더해서 고소하게 구워내면 웬만큼 처음 접하거나 좋아하지 않는 식재료이더라도 맛있게 즐길 수가 있다.


템페를 스팸처럼 슬라이스했다. 두부처럼 고소한 맛을 원한다면 조금 도톰하게 자르면 되고, 바삭바삭한 맛을 좋아한다면 조금 더 얇게 잘라서 구워내면 같은 템페여도 다양한 식감의 맛으로 즐길 수 있다. 나는 0.5cm 정도로 잘라냈다. 이렇게 잘라 낸 템페는 달궈진 팬에 기름을 두르고 양면을 노릇노릇하게 구워서 소금을 뿌리기만 해도 맛있는 메뉴가 된다. 템페에는 간이 안되어 있기 때문에 꼭 소금 간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소금과 후추를 뿌린 후에 트러플 오일을 살짝 뿌려 마무리했다. 신선한 채소로 만든 샐러드와 함께 곁들이면 든든한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으며, 다이어트에도 아주 딱이다.


주말의 브런치로 커피 한 잔과 함께 먹어도 좋고, 맥주 한 잔과 함께 먹어도 좋고, 담백한 맛에 화이트 와인 한 잔과 함께 먹어도 좋다. 아? 발효에 발효를 더해서 막걸리 한 잔과 함께 먹으면 그 또한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걸리에 잘 익은 김치가 아주 잘 어울리니, 템페와도 잘 어우러지지 않을까?


| 담백함과 상쾌함을 함께 느낄  있는 든든한   식사 템페김밥

김밥은 언제나 좋다. 만들기가 귀찮지만 김밥은 언제 먹어도 든든하고 다양한 영양소를 채워 낸 메뉴다. 건강한 한 끼를 위해서 현미밥을 짓고 약간의 소금과 참기름을 넣어 밑간을 했다. 당근과 셀러리는 채 썰고, 우엉조림과 단무지를 준비했다. 템페는 막대 모양으로 잘라 노릇하게 구운 뒤 간장과 올리고당을 넣어 단짠단짠하게 조려내면 재료 준비는 다 끝난다.


김발 위에 김밥김을 깔고 밑간을 해두었던 현미밥과 재료들을 얹어 탄탄하게 말아냈다. 당근의 아삭아삭한 식감과 단맛, 셀러리 특유의 향과 시원한 맛, 우엉조림과 단무지의 오독오독한 식감, 그리고 단짠단짠한 맛에 담백함의 끝을 느낄 수 있는 템페가 새로운 밸런스의 김밥으로 재탄생하는 순간이다.


한 번 구워 낸 템페는 식어도 맛있기 때문에 구운 템페와 현미를 넣어서 만든 김밥은 회사에 도시락을 싸다니는 사람들에게 도시락 메뉴로도 좋고, 나들이 갈 때의 메뉴로도 딱 좋다. 요즘 완연한 여름이 된 것은 아니고 아직은 살짝살짝 바람이 불기 때문에 소풍 가기에도 아주 좋을 것 같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담백하면서 새로운 조합의 메뉴를 나들이 도시락으로 즐긴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담백한 템페의 맛에 또 다른 나라의 발효의 맛이 궁금해지는 어느 날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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