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는 어디에서 오는가
1. 사물이 물질적·공간적·시간적으로 넉넉하여 남음이 있는 상태.
2. 느긋하고 차분하게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마음의 상태. 또는, 대범하고 너그럽게 일을 처리하는 마음의 상태.
사전적 정의만 읽어보아도 마음이 좋아지는 단어이다.
여유.
어느 때부터인가 다른 수식보다도 여유롭다, 는 수식이 맘에 들었다.
그 수식이 어울리는 사람이 좋고, 스스로도 그 수식에 잘 어울리는 사람이고 싶었다.
나이가 들수록 그런 것 같다.
여유는 어디에서 오는가.
필요한 것뿐 아니라 원하는 것을 충분하게 취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가져서?
혹은 그럴 수 있는 위치, 자리, 권력, 귄위 같은 것을 가져서?
물론 그럴 수도 있겠다. 일정 부분 그것이 전혀 없이 여유를 찾을 수는 없을듯하다.
하지만 그렇게 가지고도 여전히 욕망하는 이들에게서는 여유가 보이지 않는다.
열심히 살아오며 어느 정도 가지고 난 뒤라면 이제 중요한 건, 미래를 살지 않고 현재를 사는 것 같다.
뭔가 더 엄청난 성취를 이루기 위해 분주하게 사는 삶에서, 현재에 단단히 뿌리 내리고 충분하게 지금을 누리는 삶으로의 전환이 여유를 가져다 준다는 생각을 한다.
현재에 단단히 뿌리 내린다는 건 나의 현재, 지금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내게 필요한 것, 원하는 것의 양과 크기를 정확하게 알기.
그만큼을 가지고 난 뒤라면 욕심내지 않고 베푸는 기쁨, 나누는 행복을 누리기.
미래를 계획하고 그리되 정확하게 그려 다른 이와 다른 속도에 조바심 내지 않기.
나아가 현재의 나를 충분하게 신뢰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스스로의 선택과 결단을 믿고 우직하게 밀고 나가기.
타인의 평가와 칭찬 또는 비난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를 점검하고 진단하여 개선하기.
그렇게 나를 알고, 믿으면 그래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면 여유는 자연스럽게 나온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는 길에서 내 속도로 나아가면 어느새 내 앞 뿐 아니라 주변을 돌아보게 된다.
충분히 시선을 주고, 마음을 주고, 그러면서 들어주고 나눠주고 같이 걸을 수도 있겠다.
조금 더 물리적인 여유가 생기면 더 멀리 보고 더 많이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생각할수록 멋진 수식이다.
마르지 않는 샘처럼, 꺼내도 꺼내도 비워지지 않는 주머니처럼, 그런 사람으로 살 수 있다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