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좋아했었다
이 계절의 코 끝이 시린 공기를 무척이나 좋아했었다.
옷깃을 여미고 잔뜩 웅크린채 걷는 그 기분이 그리워 따뜻할 때도 더울 때도 이 계절을 기다렸다.
서늘해지다가 싸늘해진 공기가 반가워 일부러 밖으로 나가곤 했다.
해가 뜨지 않은 새벽에도 해가 진 밤에도 코를 콕 찌르며 느껴지는 계절의 냄새가 좋았고
두껍고 까슬까슬한 옷, 폭신하고 부드러운 옷, 올록볼록 부푼 옷들도 좋았다.
갑자기 따뜻한 곳으로 들어가면 빨갛게 달아오르는 볼도, 덜덜 떨다가 마시는 핫초코 한모금도 좋아했다.
눈이 내리면 더 좋았다. 추운 날임에도 포근하고 따뜻한 기분마저 들었다.
혼자서 추우면 추운대로 쓸쓸한 기분을 즐겼고, 함께라면 추위 속에서 더 꼭 붙어 있을 수 있어 좋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추위가 너무 싫다. 괴롭다.
뼈까지 시린 바람이 불면 인상이 찌푸려지며 으으 하고 소리를 낸다.
웅크리고 걷다보면 온 몸이 아파온다.
계절이 도래함과 동시에 언제 지나가나 를 생각한다.
가끔 추위를 사랑했던 때를 떠올리지만 아주 따뜻한 데에서 추운 바깥을 내다볼 때나 가능한 일이다.
그리워한적 없던 여름이 차라리 좀 더 나은가 싶은 정도이니 마음이 변해도 한참 변했다.
왜 이렇게 변한 걸까 생각하다 나이탓인가 싶어 조금 서글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