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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향  연못에 가다

나는 몸속까지  예술인일까?

오늘도 모닝 수영 잘 다녀오고 엄펑이 산책도

아파트 반바퀴는 시켜주고

ㅡㅡ 갑자기 기분이 묘해졌다.


슬픈 것도 같고

무엇인가  잃어버린 듯한 허함


재밌고 신나게 살다가도  문득문득 찾아오는 슬픔의 빛깔이 있다.


누구를 향한 슬픔은 아니다

내 존재에 대한 허함이다


안전하고 포근했던 엄마의 자궁을 빠져나온

두려움, 외로움, 슬픔이. 엉켜서

나를 당황케 한다



그럴 때마다

가는 곳이 지지향 연못이다


가는 길 자유로는 39분 정도 걸린다

아주 슬픈 노래를 듣는 다든지

좋아하는 바이올린 연주를  듣는다.


서유럽 여행 후 내 음악취향은 박정현의

아베마리아 시리즈이다

유럽을 배경으로 열창을 하는 정현 씨가 좋다.


또. 헨리의 바이올린 소리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음악을 들으며 도착한 지지향에는

내 좋아하는 책이 가득하다.


북소리 서점에서 책 몇 권을 사고

연못 앞에 앉아

에스프레소를 마신다.


작은 커피 잔에 세이렌을 뛰워 놓고

오디세우스가 된다.

항해 시작이다.


유혹하고

유혹되며

연못 속을 돌아다니다 보면

1시간이 훌쩍 간다.


마음이 채워져

평이 된다.


나는 먼 산을 바라보며 시소를 탄다

페달을 밟고 지나온 길을 되돌아간다.


이제

살 수 있을 것 같다.

주문이 이어진다.


에스프레소와 어쩌죠?사는 게  점점 재밌어져요!

를 나란히 놓고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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