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테뉴, 세르반테스, 셰익스피어
사람들은 종종 말의 힘을 과소평가한다. 하지만 말은 단순한 소통의 수단이 아닌, 세상을 움직이는 결정적인 열쇠가 되기도 한다.
그리스 신화에서 오디세우스는 전쟁터에서 칼 대신, 언어로 전장을 지배한 인물이었다.
그는 트로이 전쟁의 가장 강력한 전사인 아킬레우스를 전쟁에 참여하도록 설득한 이야기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아킬레우스는 불사의 몸을 가진 전설적인 영웅으로, 트로이 전쟁의 승패를 가를 중요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전쟁에서 죽을 운명을 알게 된 그는 여장(女裝)을 하고 왕궁에 숨어 있게 된다. 이를 알게 된 오디세우스는 상인으로 변장해 보석과 무기를 함께 진열하고, 무기에 관심을 보이는 아킬레우스를 찾아냈다.
그리고 영광과 불멸의 명예를 약속하며, 그를 전쟁에 참여하도록 설득했다.
아킬레우스는 전쟁에 참여해 수많은 승리를 거두었지만, 결국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쏜 화살에 치명상을 입고 전사했다. 그의 죽음 이후, 그리스 군은 다시 난항을 겪게 된다.
트로이 전쟁이 10년째 이어지던 어느 날, 그리스 군은 강력한 성벽과 트로이 군의 완강한 저항에 지쳐 있었다.
모두가 패배를 인정하려던 순간, 오디세우스가 기막힌 계략을 제안했다.
“우리가 전쟁을 포기한 척하고, 나무로 거대한 목마를 만들어 남겨두자. 트로이인들은 이걸 전리품으로 여기고 성 안으로 끌어들일 거야.”
그리스 장군들은 반신반의하며 고개를 저었다.
“말도 안 돼! 그들이 그렇게 어리석을 거라 생각하나?”
오디세우스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전쟁에서 가장 강한 무기는 검이 아니라 자만심이야. 트로이인들은 승리를 확신할 때 방심할 거다. 그 순간이 우리가 이길 기회다.”
논리적인 말 한 마디와 확신에 찬 눈빛이 장군들의 회의석상 분위기를 바꿨다. 말 한 마디로 패배 직전의 군대를 움직인 오디세우스. 그 결과, 트로이 목마는 성 안으로 들어갔고, 그리스 군은 전쟁의 승리를 거머쥐게 된다.
오디세우스는 무기 대신 말로 전쟁의 흐름을 바꾼 영웅이었다. 그의 언어는 단순한 전략에 더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현실을 바꾸는 강력한 힘이었다.
그렇다면, 고전 속 인물들이 전하는 말과 설득의 본질은 무엇일까?
"말을 많이 하는 자는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몽테뉴, 『수상록』
몽테뉴는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진정한 소통이나 설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는데, 말을 많이 한다고 해서 상대방이 설득되는 것은 아니라는 거다. 실제로 짧지만 강렬한 한 마디가 때로는 수천 마디의 말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상황을 우리는 종종 마주한다. 물론 거기에 사회적 지위가 더 해진다면 그건 플러스 파워!
드라마 '미생'에서 오 차장이 했던 말이 있다.
“말이 많으면 진심이 안 보여.”
때로는 과묵함이 가장 강한 설득이 될 수 있는 것.
"설득당하지 않으려면, 먼저 스스로를 설득하라."—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세르반테스는 자신의 말에 스스로 확신을 가질 때 비로소 타인을 설득할 수 있다고 했는데, 내가 믿지 않는 말을 남이 믿길 기대하는 것은 허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설득은 자기 확신에서 출발하는 힘이다. 누군가의 확신에 찬 공수표에 모두가 한번씩은 속은 적이 있지 않나?
"진정한 웅변은 말이 아니라 행동에서 나온다."— 셰익스피어, 『줄리어스 시저』
셰익스피어 또한 줄리어스 시저에서 말보다 행동이 더 강력한 설득의 도구라고 했다. 아무리 화려한 언변을 구사해도, 행동이 그것을 뒷받침하지 않으면 공허한 메아리로 끝나고 만다.
자기계발, 동기부여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저자들이 직접 실천하고 경험한 진정성 있는 내용이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요즘 시대에도 그럴까?
물론 최근에도 우리는 짧은 말 한 마디로 큰 변화를 일으킨 사례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수 년 전 일이지만, “Me Too” 운동은 단 세 글자로 전 세계적인 변화를 일으켰다. 이 짧은 문장이 억압된 목소리를 해방하고, 사회 구조를 바꾸는 촉매제가 되었다.
또,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은 기술적인 설명을 넘어서서, 단순하지만 강렬한 메시지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Stay hungry, stay foolish.” 그가 남긴 이 짧은 문장은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새겨져 있다.
명화 속 말과 설득의 상징
이 그림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중심으로, 고대 철학자들이 서로 논쟁하고 토론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플라톤은 손가락을 하늘로 가리키며 이상주의적 관념을 강조하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손바닥을 땅으로 향하게 하며 현실적이고 실증적인 철학을 주장한다.
그들의 자세와 표정,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반응은 말과 설득의 힘이 어떻게 사상을 형성하고 세상을 움직이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한 문장, 어디에서 써먹을까?
이제 이 고전 속 한 문장을 기억하라.
"말을 많이 하는 자는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 몽테뉴, 『수상록』
이 문장은 회의, 토론, 일상 대화에서 짧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줄 수 있다.
회의에서 핵심만 말하고 싶을 때
-"몽테뉴가 말했듯이, 말을 많이 한다고 중요한 게 아니에요. 핵심만 짚죠."
토론에서 상대방을 압도할 때
- "세르반테스가 ‘먼저 자신을 설득하라’고 했죠. 본인도 이 주장에 확신이 있나요?"
일상 대화에서 지적인 인상을 남길 때
- "셰익스피어가 말했어요. 진짜 설득은 말이 아니라 행동에서 나온다고. 그래서 저는 직접 해보려고요."
말은 그저 소통의 도구가 아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다. 몽테뉴, 세르반테스, 셰익스피어의 말처럼, 진정한 설득은 짧고 강한 메시지와 자기 확신, 그리고 행동에서 나온다.
이제 당신도 이 한 문장으로 유식한 척할 차례다. 말로 세상을 움직이는 당신의 순간을 기대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