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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2022년 8월 22일 집으로....

by 지니

모두 여행 일정을 마치고, 2022년 8월 22일 월요일, 프라하에서 서울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르는 날이었다. 서울에서 런던에 왔을 때처럼, 프라하에서 서울로 갈 때도 두바이를 경유해야 하는 노선이었다. 프라하 시간으로 22일 오후에 출발해, 한국 시간으로는 23일 오후에 도착하고, 다음 날인 24일엔 보건소에 가서 코로나 검사를 한번 더 해야 한다. 그리고 25일은 딸의 개학날이다.


22일, 남편은 아침에 출근을 했다가, 점심시간을 이용해 우리를 공항에 데려다주었다. 이제 또다시 오롯이 나 홀로 고군분투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일찌감치 공항에 도착해서 택스프리를 받고, 체크인을 했다. 여행을 마치고 아빠는 잠시 헤어지지만, 9월에 국내 휴가를 앞두고 있기에, 한 달 후쯤 다시 만날 수 있다. 덕분에 우리 모두 쿨하게 바이바이하고 출국할 수 있었다.


국내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니,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파리-프라하 노선에서는 마스크 쓴 사람도 없고, 쓰라는 사람도 없었는데, 두바이를 경유해서 서울로 가게 될 에미레이트 노선에서는 마스크 필수, 방역 철저였다! 아이들은 오랜만에 쓰는 마스크였지만, 오랜 시간 체화된 습관이기에 마스크를 잘 쓰고 있었다.


사실, 귀국행 비행은 갈 때보다는 덜 힘들었던 것 같다. 모든 일정을 큰 사고 없이 아프지 않고 무사히 마무리했다는 안도감도 있었고, 이제 집에 간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안했던 것 같다. (역시 집이 최고야!!)


인천공항에 도착해서도 방역을 위해 통과해야 하는 QR체크인을 했다. 2주 격리 제도는 없어졌지만, 꽤나 꼼꼼히 방역에 신경 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게도, 긴 여정을 마치고 온 우리를 위해, 어머님, 아버님이 마중을 나와주셔서 집까지 편하게 올 수 있었다.


다음 날이 문제였다. 국내 코로나 검사는 빡세다. 몇 번의 접촉으로 인해, 억지로! 의무로!!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만 했던 10세는 코로나 검사에 찐~한 트라우마가 있다. 코로나 검사를 받기 싫어서 검사장에서 30분이 넘게 시간을 끌며 애를 태운 적도 있다. (아...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부글부글...)

여권을 들고 보건소를 찾았다. 해외입국자는 국내검사자와 별도 처리해 주는 느낌이었다. 역시나 보건소 검사원은 무자비했다. 정확하고 깊이 쑤셔 넣었다. 아이들은 힘겨워했지만, 그래도 다행히 예전만큼 진상(?)은 아니었다. 신속하게 검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우리는, 다음 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집에서 나가지 않고 얌전히 격리의 시간을 보냈다.


다음 날은 아이 학교 개학날이었다. 학교 담임 선생님에게는 무사히 귀국해서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개학날엔 코로나 검사 결과가 나온 뒤에 등교하겠다고 연락을 드린 상태였다. 그리고 다음 날, 음성이라는 안내 문자를 받고, 신나게 아이를 등교시켰다! (한 명이라도 보내놔야, 한숨 좀 돌리지...! ^^;;)


지나고 보니, 모든 게 감사하다.

중간중간 소소한 삽질들이 몇 번 있었지만, 이제는 웃으며 얘기할 수 있는 추억으로 남았다. 부모 욕심으로 여행을 강행했다가, 혹여나 아이들이 아프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했지만, 아이들은 강했다. 여행을 결심하기 전에, 정말 많이 망설였는데, 지금은 두고두고 그때 다녀오길 정말 잘했다 이야기 나눈다. (1년 사이에 부쩍 비싸진 비행기 값과 호텔비를 보면서도 말이다)


1년 전 여행일기를 쓰면서, 기억을 되짚어보는 동안... 어렴풋이 기억이 나지 않는 일들도 참 많았다. 이렇게 기록하지 않았다면, 아마 반년만 지나도 까먹을 만한 일들도 참 많을 것이다.

아이들도 이미 많은 것들을 잊고 지내고 있지만, 나중에 이걸 보면서 그날들의 기억을 같이 추억하면 좋겠다. 아니 기억을 못 해도, 이 기록을 보면서 '내가 다섯 살 때...', '내가 열 살 때... 이런 경험을 했구나'

한 번 봐주길 바라며... 2022년 뜨거웠던 여름의 기록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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