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의 별을 따려고 손을 뻗는 사람은

그렇게 나는 언제나 인생의 새로운 페이지를 쓰며 행복할 수 있다.

by 류하리


제러미 벤담이 쓴 문장이다.

밤하늘의 별을 따려고 손을 뻗는 사람은 자기 발아래 꽃을 잊어버린다.


이 예쁜 문장은 이동진 평론가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했다.

그의 말을 조금 다듬어보자면, 여행·성공·버킷리스트와 같은 거대한 성취는

우리 인생을 찬란하게 만들 것만 같다.

하지만 이렇게 일회적으로 끝나버리고 마는 일들은 강도 높은 쾌락에 지나지 않는다.

아침의 커피 한잔, 땀 흘리고 달리는 순간, 친밀한 대화 같은 작은 습관들이

지속적으로 반복될 때 우리는 비로소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릴 적 나는 꿈이 굉장히 큰 아이였고,

여전히 어떠한 큰 성취를 인생의 중요한 가치로 놓고 있다.

나는 성취라는 밤하늘의 별보다 더 찬란한 것을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종종 생각한다. 내가 그 별을 따게 되는 날이 오면, 나는 과연 행복할까?

어쩌면 그 별이 세상 그 무엇보다 찬란하다고 느끼는 지금의 감정 자체가

내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어릴 적 만화를 보면 주인공의 모험은 시작하고 헤쳐나가는 순간이 가장 재미있었다.

모험이 끝나면 해피엔딩일지라도 어쩐지 마음이 허무해진 적이 많았다.

사람의 인생도 꿈을 성취한 이후보다 꿈을 꾸며 몰입하는 순간이야 말로

가장 찬란한 순간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 별이 얼마나 크고 아름다운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인생의 순간들을 내가 얼마나 순수하게 즐기고 있는지가 내 인생의 행복을 좌우한다.

꿈을 꾸며 설레어하는 마음뿐만 아니라

이동진 평론가의 말처럼 맛있는 디저트와 차 한잔,

주변 사람들과 주고받는 다정함과 배려 같은

소소한 일들로 나는 지금 현재를 온전히 채울 수 있다.

이러한 일상의 소중함을 가치 있게 여길 줄 아는 태도가

거대한 성취에 따라 나를 소진하지 않으리라 믿는다

그렇게 나는 언제나 인생의 새로운 페이지를 쓰며 행복할 수 있다.


한 번씩 깜빡하고 마는 일상의 작은 행복을

나는 요즘 얼마나 느꼈으며 감사하고 있었는가?

제러미 벤담의 문장을 읽고 다시금 되돌아보게 되었다.

나 역시 그림을 통해 여러분들에게 이 질문을 다시 선물하고 싶다.

당신의 발 밑의 꽃, 아름다운 작은 일상의 순간들을 깜빡하진 않았나요?
당신은 지금 온전히 이 순간을 즐기고 계신가요?





작가의 말.

그림에는 행복을 상징하는

메리골드, 루드베키아, 은방울꽃을 그렸답니다.

@ryuharee

https://www.instagram.com/ryuha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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