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없어도 화려한 몬스테라
여름날의 몬스테라는 효자식물이다.
어떠한 환경에서도 탓하지 않고 잘 자란다.
쭉 뻗은 강인한 줄기와 잎에는 멋스럽게 구멍이 숭숭 뚫려 남국의 정취까지 느끼게 해준다.
몬스테라는 위기의 계절인 여름이 되어도 어떤 걱정도 시키지 않고, 믿음직스럽다.
돌돌 말려 나오는 새로운 잎이 찢잎으로 펼쳐질때면 너무 기뻐서 박수를 치게 된다.
몬스테라는 환희와 기쁨을 전해준다.
보통 몬스테라는 커다랗고 묵직한 화분에 우산으로 써도 좋을만큼 튼실한 줄기와 잎을 자랑한다.
어느날 내가 만난 몬스테라는 작은 화분에 작은 떡잎과 함께 가느다란 줄기의 잎이 세개쯤 붙어 있었고, 값은 5000원 이었다.
“이건 작게 자라는거예요”
파는 분이 그렇게 말했고, 어느새 내 손엔 포장된 몬스테라가 들려있었다.
집에 온 몬스테라는 작은 화분에서 희안하게 딱 세장의 잎을 유지하며 살았다.
문제는 새잎이 나올때마다 점점 키가 커졌고, 화분이 쓰러질것 같았다.
썽둥! 잘라 물병에 물꽂이를 했다.
물꽂이의 몬스테라는 무성한 뿌리와 새잎을 만들며 싱그러워 보여 좋았다.
‘그런데 뿌리는 좀 징그러운데...’
유리 화병 앞에 자꾸만 무엇을 갖다 놓았다.
몇달이 지난 후 죽을거라 생각했던 화분에 초록색이 나타났다.
짧게 잘린 줄기 옆으로 초록의 작은 잎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첫잎은 구멍이 뚫려있지 않았다. 그 다음 잎은 찢잎이 나왔고, 세장의 잎을 유지하며 자랐다.
화분의 양분이 부족했을까 기다란 공중뿌리를 마구마구 내보냈다.
“윽! 뿌리 너무 무서운데....”
그렇다면 썽둥!
키가 높아졌다 싶으면 줄기를 잘라 물꽂이를 하고, 잘린 줄기에선 또 새 잎이 나와 자라서 세장의 잎을 유지했다.
몬스테라와의 싸움도 아니고, 이 과정을 계속 반복했다.
화분을 크게 키우지 않으려면 분갈이를 자주 해주면 된다는 어설픈 지식이 입력됐다.
마침 가을 분갈이 후 흙이 남아 몬스테라의 화분을 엎었다.
“으으으.......악! 뿌리의 역습이다”
화분안에 가득 찬 뿌리는 화분을 뚫고나올 기세였으며 화분 벽에 달라붙어 잘 떨어지지도 않았다.
기묘하게도 흙도 얼마 없었고, 그 뿌리의 형상은 정말 무서웠다.
한번 작은 집을 나온 몬스테라는 그 작은 화분에 다시 넣을수가 없었다. 동작 그만!
급하게 검색을 하니 뿌리를 잘라내도 상관없다고 했다.
굵은 뿌리를 자르는데 식물인데도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눈을 꽉 감고 마구 잘라 뿌리를 단촐하게 만들고, 다시 원래의 화분에 넣고 영양만점 새흙으로 채워주었다.
우여곡절 끝에 몬스테라를 4년만에 처음으로 분갈이를 해주었다.
“미안하다. 죽으면...할수없지 뭐...”
식물을 키우다보면 자꾸만 혼잣말을 하게 된다.
분갈이후 부쩍부쩍 자란 현재의 몬스테라는 줄기도 두배, 잎도 두배인 여섯장을 펼쳐 뽐내고 있다.
우리집에 온 이후 최고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분명히 작게 자라는 종류라고 했는데......’
미니종 강아지라고 해서 데려왔는데 큰강아지가 됐다는 말이 생각났다.
화분이 커지면 가구가 된다.
몬스테라를 키우지 않던 이유인데 튼튼하게 두배의 잎을 보여주며 자라는 몬스테라를 보니 왠지 미안한 생각이 들어 계속 고민중이다.
‘큰 화분도 있고, 흙도 많은데 큰 집으로 이사를 시켜야 할까?’
어쩌면 고민이 아니고, 이미 답이 정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식물에 대하여
< 몬스테라 >
관엽식물이며 물꽂이로도 잘 자란다.
생육 환경 : 경험상으론 양지, 음지, 반 양지, 반 음지 어디에서도 잘 산다.
공중뿌리 : 공기중의 수분을 얻기 위해 자라난다. 소독된 가위나 칼로 잘라주어도 된다.
물주기 : 흙이 마르면 흠뻑 준다.잎과 줄기가 두꺼워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으니 물주기에 신경쓰지 않아도 좋다.
병충해 : 없는것 같다.
난이도 : 쉬움
몬스테라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
어떤 환경에서도 잘 자라며, 계절에도 상관없이 기쁨을 선사해준다.
연재북 <아는 식물>의 표지가 몬스테라다. 그만큼 고맙고 귀하게 여기는 내 마음인것 같다.
지금 시작해도 안전한 식물인 몬스테라를 실내식물로 키워보길 추천한다.
꽃이 없으면 어때?
잎 만으로도 독보적인 존재감
그 이름은 몬스테라
* 행복한 월요일이 시작되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