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P의 매일 깨닫는 일상
『 질투심에 대한 훈련을 많이 했어요. 저도 질투심 때문에 힘든 적이 많거든요. 하지만 그 감정에 좋은 점보다는 나쁜 점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질투심의 나쁜 점은 자신이 원래 지닌 장점마저 잊게 만든다는 거예요. 』
- 정여울 <끝까지 쓰는 용기>
얼마 전, 지역 도서관에서 하는 ‘시민서평단’ 수업을 취소했다. 작년에는 수업을 듣고 끝까지 수료해 시에서 발간한 서평집에 이름도 올렸던 터였다. 작년에 힘들게 했던 기억이 있었지만 글은 배우고 싶고 딱히 할 것도 없어 올해도 고민 끝에 신청했었다. 하지만 결국 취소하고 말았다. 이유는 질.투.심. 때문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업을 같이 하게 된 사람이 있었다. 첫 수업이 있던 날, 그 사람과 선생님이 친하게 얘기를 하고 있었다. 알고 보니 그 사람은 그림책 작가가 되어 본인 책을 선생님께 소개하고 있었다. 그리고 선생님의 칭찬과 응원을 받고 있었다.
수업을 할 때마다 짧은 과제가 주어지는데 그 사람이 쓴 글에 선생님의 칭찬이 쏟아졌다. 그 사람의 글은 감성적이었고 따뜻했다. 이런 느낌이 드는 글을 나는 왜 못 썼을까. 괜한 자책이 들어 기분이 상했다. 아직 올리지 못한 과제 게시판에 들어가 사람들이 쓴 글을 읽다 보면 기분이 나빠져 그날 하루를 망치곤 했다. 서평을 쓰고 싶지도 않고 갈 때마다 기분이 나빠지는데 계속해야 되나 고민됐다. 그러다 그냥 그만두기로 했다.
내 감정의 정체가 ‘질투심’이라는 걸 알게 되니 그동안 마음에 들지 않던 내 행동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가까운 친구가 잘 나갈 때 축하해주지는 못할 망정 괜한 트집을 잡아 툴툴거린 것, 나는 여건이 안 된다고 핑계만 댄 것, 비교당할까 봐 아는 사람과 같이 일하게 되는 상황을 피해온 것(사이가 멀어질까 봐도 있지만), 글쓰기 모임에서 다른 사람의 글을 읽지 못한 것(물론 시간도 없었지만). 결국 그 밑바탕에 질투심이 있었다. 그 사실을 알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그 바닥에 깔린 인정욕구도 마주했다.
질투를 한 겹 걷어내고 내 장점을 찾아보았다. 글을 깔끔하게 쓴다는 얘기는 종종 듣는다. 깨닫는 걸 잘한다. 사소한 일에도 의미를 발견한다. 동시에 전체적인 숲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본질을 생각하는 걸 좋아한다. 음. 이렇게 쓰고 보니 내게도 찾지 못했던 장점이 꽤나 많다.
부러우면 하면 되고 상황이 정 안되면 깔끔하게 포기하는 것도 방법이다. 질투심에 속 끓이고 있어 봤자 내 손해뿐이라는 걸 이젠 안다. 알면서도 안되지만 그러면서 또 노력하는 게 사람이지 않을까. 이렇게 욕심 많고 시기와 질투가 많은 사람이 나라는 걸 알고 나니 내 주변에 지금까지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고맙다. 먼저 연락해 주고 챙겨주는 사람이 아직 있어서 다행이다. 이젠 내가 더 잘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