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끝이 물풍선에 닿기 전..
이별도 사랑이다.
바늘 끝이 물풍선에 닿기 전..
봄비를 잔뜩 머금은 솜구름이
하늘을 가득 채우고
덜커덕 창문을 쉬지 않고
찬 바람이 두드렸다.
방 한 구석 오도카니 무릎을 안고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인 시간을
덜어내었다.
살짝 눈이 언 길을 조심스럽게
미끄러지며 호호 불던 두 손에
온기로 데운 장갑을 벗어 주고
목 안으로 스치는 바람에
움츠린 어깨에 갈색 목도리를
감아주었다.
온 세상이 어둡게 불을 껐을 때
따뜻한 밥 한 숟가락 위에 김치 하나
올려주었다.
마음이 가져간 시간을 지우고
눈가 웃음을 지워도
처음 그때 물풍선 터뜨리기 전
손잡아 준 하루를 기억했다.
<대문 사진 출처/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