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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Apr 24. 2024

징검다리

머물란 말은 안 했지만..


징검다리


샘물이 넘쳐 개울로 흘러

넓은 내 중간에 징검다리를 놓았다.

한 발 폴짝폴짝 뛰어

봄버들 머리카락을 살짝 건드렸다.

솜털이 제 할 일 하고 떠난 자리에

고운 초록 입술로 여름을 불렀다.

가는 걸음 붙잡은 적은 없지만

흔들리는 징검다리 밑에

돌멩이 하나 받쳐 놓았다.



살랑살랑 봄바람에 오던 마음을 되돌려

산들산들 나들이 갈까 봐 돌멩이 하나

살짝 빼놓았다.

머물란 말로 발목 잡으면

오는 마음도 돌아설까.

가란 말은 못 하지만

가는 길이 흔들리지 않아야

오는 마음도 머뭇거리지 않겠지.

가는 마음 붙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징검다리에

돌멩이 하나 받쳐 놓았다.




<대문 사진 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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