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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Jul 02. 2024

별이 흐르는 시간 12

위험한 관심

 "어서 오세요."

 "라면 하고 김밥이요."

 "네. 홀에 라면하고 김밥."

이몽은 며칠째 연이어 라면과 김밥을 먹는 남자가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이모, 라면에 떡 하고 계란 하나 더 넣어줘요."

 "아니. 왜? 아, 그 손님이구나. 알았어."

 "엄마한테는 비밀이에요."

 "뭘 둘이 속닥거려. 저쪽 식탁 어서 치워."

 "네."

이몽은 주방 이모를 향해 싱긋하고 재빨리 식탁을 정리했다.



 "라면 하고 김밥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이거, 제가 주문한 게 아닌데요."

 "네!?"

남자의 말에 주방에서 사장님이 홀로 나왔다.

 "라면 하고 김밥, 맞는데요."

 " 전, 그냥 라면 주문했는데 떡 하고 계란도 하나 더 들어갔네요."

 "아."

사장님은  이몽을 향해 눈을 흘기고 손님을 향해 말했다.

 "자주 오시는 손님이라 조금 더 넣었어요. 떡 라면 좋아하시지 않으면 다시 내오겠습니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너, 이리 와.>

사장님은 이몽한테 눈으로 말하고 주방 안쪽으로 들어갔다.

이몽은 남자를 흘깃 보고 뒤따라 들어갔다.



 "너, 왜 그래? 손님한테 관심 주지 말라고 했지."

 "엄마."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리고 손님이 불편해할 수도 있단 말이야."

 "아니. 매일 오는데 라면하고 김밥만 먹잖아."

 "그게 너하고 무슨 상관이야?"

 "그게.. 자꾸 신경 쓰여. 왜 그런지 모르지만."

 "앞으로 관심 끊어."

 "엄마, 서비스로 주는 거잖아. 단골한테."

 "그만하라면 그만해. 너도 내 꼴처럼 되고 싶어."

순간, 이몽은 움찔했다,

사장님, 아니 엄마가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매일 잔소리로 듣는 아버지 이야기가 뒤통수를 쳤다,

 "알았어요."

이몽은 화가 잔뜩 난 엄마의 뒷모습에 말을 던졌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lite>




  "비가 올 것 같네. 언니, 내일 봐요. 먼저 간다."

주방 이모가 들어가고 이몽도 엄마를 따라 가게를 나섰다.

홀에 불이 꺼지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작은 우산 하나를 둘이 꼭 잡고 아파트 쪽으로 걸었다.

늦은 저녁까지 여는 분식집도 많지만 몇 년 전부터 힘들어하는 엄마를 위해 9시까지만 영업을 하기로 했다.

여전히 오고 가는 사람이 많은 시간인데 비가 와서 그런지  좀 한산했다.

 "좀 을씨년스럽네."

 "네!?"

 "가 좀 뒤가 서늘해."

엄마의 말에 이몽은 뒤를 돌아보다가 깜짝 놀랐다.

불이 꺼진 가게 앞에서 이쪽을 누군가가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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