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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Nov 30. 2024

연꽃 향기 16

기다림의 뒷면

 선우는 한참 멍하니 있다가 알람 소리에 생각을 멈췄다.

그리고 약을 챙겨 엄마의 방문 앞에 섰다.

똑똑!

가볍게 노크를 하고 안에서 나는 기척을 확인하고 문을 열었다.

 "시간이 됐니?"

기운 없는 몸을 일으켜 앉은 엄마가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말없이 선우가 내민 약과 물컵을 받아 들었다.

그리고 역시 약을 먹고 나서 선우에게 물컵을 내밀었다.

 "좀 주무셨어요?"

 "응. 오랜만에 좀 잤다."

오늘따라 좋아 보이는 엄마가 안심이 되는 한편으로 지난주 마트에서 마주친 수연에 대해 는 체를 하는 게 마음에 걸렸다.

엄마가 궁금해한다는 건 다시 예전 기억들이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녁 드셔야지요?"

 "그래. 간단히 먹자."




by 봄비가을바람




 선우는 주방으로 나와 아침에 끓인 소고기뭇국을 데우고 식탁에 반찬과 수저를 놓았다.

조용히 방문이 열리고 느린 걸음으로 엄마가 식탁에 앉았다.

그리고 기운 없는 숟가락으로 국물에 밥을 말아먹었다.

요 며칠 달라진 엄마의 모습이 선우는 좋으면서도 자꾸 불안한 생각이 기어올라왔다.

늘 약 먹는 것과 밥 먹는 것을 애먹었는데 요즘은 엄마가 별로 싫어하지 않는 것이다.

그게 꼭 수연을 마주친 후부터라는 것이 선우를 불안하게 했다.

엄마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계속..




<대문 사진 출처/Pixabay l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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