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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연꽃 향기 22화

연꽃 향기 22

한발 다가가기

by 봄비가을바람

"엄마, 아빠 수연이 왔어요."



어제 선우를 보고 집에 들어온 수연은 온밤을 별만 세다가 아침을 깨웠다.

어린 기억에 남은 건 그때의 슬픈 감정과 갑작스러운 부모의 부재였다.

앞뒤 경위와 그간의 일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알고 싶지도 않았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슬픈 기억은 곧 나쁜 기억이니 외면하고 잊으려고만 했다.

하지만 선우는 달랐다.

온전히 온몸과 온 마음으로 그 사고와 맞부딪치며 살아왔다.



아침도 거르고 대충 씻고 집을 나섰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로 바꿔 타고 또 지하철에서 내려 한참 걸으며 그전과는 다른 마음이 따라붙었다.

주말 아침 주차장에는 차가 가득했다.

수연처럼 혼자가 아닌 서로 위로가 되는 사람들이 누군가와의 아픈 이별을 추억하고 있었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lite>




수연은 봉안당으로 올라오기 전에 산 작은 꽃다발을 들고 창문으로 들어오는 겨울 햇살에 반짝이는 엄마와 아빠 앞에 섰다.

"엄마, 아빠 수연이 왔어요."

지난주에 이모가 다녀갔다고 하더니 그새 시든 꽃다발을 떼고 수연이 가져온 꽃다발을 붙였다.

"지금 곁에 계시면 참 좋을 텐데. 이런 말을, 이런 생각을 하루에도 몇 번이나 해요."

마음속에 담은 말을 내어놓으니 울컥했다.



그때였다.

수연이 곁으로 뚜벅뚜벅 발자국을 찍으며 누군가 다가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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