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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연꽃 향기 24화

연꽃 향기 24

함께 그리는 그림

by 봄비가을바람

"여보세요."

수연은 주말 이른 아침을 깨우는 전화에 받지 말까 망설이다가 겨우 눈을 떴다.

"빨리 와."

상대는 느닷없이 오라는 말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

<뭐지?>

수연은 재발신 버튼을 누르고 신호를 듣고 있었다.

"빨리 오라고."

역시 같은 말만 하고 끊었다.

<아, 주말에는 너무 일찍 일어나는 거 싫은데.>

수연은 투덜대며 느릿느릿 침대에서 기어 나왔다.

욕실로 가서 양치와 세수를 하고 냉장고 문을 열었다.

이모가 어제 채워 넣은 김치와 밑반찬, 그리고 가장 중요한 계란말이를 쇼핑백에 차곡차곡 넣었다.

불편하지 않은 옷으로 갈아입고 양손 무겁게 쇼핑백을 들고 집을 나섰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lite>





아파트 단지 전체에 주말이 주는 평온이 물들고 그 기운에 수연의 마음도 몽글몽글해졌다.

아침 이슬에 촉촉하게 젖은 길이 산뜻한 주말을 더욱 기분 좋게 했다.

수연은 아파트 두 동을 지나 공동현관 앞에 섰다.

아파트 호수를 누르고 호출을 눌렀다.

곧이어 들리는 목소리는 뭐가 그리 바쁜지 속도가 빠르다.

"비밀번호 가르쳐줬잖아."

"내가 누르기 싫다고."

"왜 싫어?"

"이상해."

몇 번의 실랑이 후에 공동현관이 열렸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1층을 누르고 문이 닫히자 한 칸씩 올라가는 번호를 쳐다보았다,

<하나, 둘, 셋, 넷.>

열하나까지 세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1102호 앞에 섰다.

<또 벨 누르면 짜증 내겠지.>

수연은 못 이기는 척 현관 비밀번호를 눌렀다.

"나 왔어."

"빨리 오라니까."

주방에서 찌개의 간을 보고 있던 선우가 돌아보며 말했다.





끝.





<에필로그로 다음 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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