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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Apr 30. 2022

작은 것이 소중한 시절

일상의 그리움


 코로나 세상이 2년이 지나고 있다.

어느새 마스크도 벗을 준비도 하고 자유로운 활동을 기대하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스스로 고삐를 늦추지 않고 각자 나름 코로나에 대처하고 있다.

일상의 안전을 위해서 예전보다 감수하고 감당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

아무렇지 않게 편하게 매일 다니는 곳도 눈치를 보고 주위를 살펴야 하는 시절이 되었다.






 

사진 앨범을 정리하다가 2년 전 이맘때 사진이 눈에 띄었다.

사진 속 그 사람도 그대로고 그 음식도 그대로인데 그 식당에서 마주 앉아 예쁘고 먹음직스러운 것을 서로의 앞에 놓아주고 먹는 모습에 달달한 눈빛으로 배불러하던 그때는 더 이상 없다.

마음먹으면 할 수도 있는 일인데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은 걱정과 염려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즐거운 일이 혹시 소중한 이들에게 민폐를 끼칠까 마음이 쓰인다.

살면서 지금처럼 살살 걸음조차 조심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코로나 19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기고 주위를 기울이지 않았던 일들도 하나하나 살피고 걸음조차 조심하게 했다.

편하게 하던 일의 멈춤은 스스로 마음도 움츠리게 했다.

자신 있게 아무 거리낌 없이 하던 일이 적어도 한 번은 뒤돌아 보고 주위를 둘러본다.

너무 조심성이 많은 건 아닌 지 탓하다가도 아차 하고 놓치는 일이 있는 건 아닌 지 또 살핀다.

예전에는 전혀 관심 두지 않고 신경 쓰지 않아도 당연한 듯 얻는 것들이 너무나도 소중해졌다.

각자 살아가는 방법이 다르고 생각도 다른 사람들도 요즘은 다 그렇고 그런 것 같다.

수시로 공동현관을 드나드는 배달 음식 봉지와 문 밖에 쌓여 있는 택배 상자들은 특별할 것이 없다.

위, 아래층 사람들과 마주치기보다 피하게 되고 엘리베이터에 두 사람 이상이면 왠지 더 어색해진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누구를 탓할 수 없는 일로 사람 사는 것이 예전 같지 않다.



그래서 자꾸 예전 사진 속 얼굴과 풍경, 그 안의 모습들이 생경하면서도 그리워진다.

뭐든 잃고 난 뒤 그 소중함을 알게 된다고 했지만 우리는 단 한 번도 모든 일상이 뒤집히는 이런  시절을 원한 적 없다.

아무 예고 없이 당한 일이 또 아무 소식 없이 사라지면 좋겠지만 그런 희망조차 꿈꾸기 어렵다.

우리가 잃은 것을 다시 찾을 날이 올까요.

언제쯤이면 올까요.

우리는 그때까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좋은 날을 위해서 기다리는 시간이면 좋겠다.

오랜만에 시킨 짜장면의 도착을 기다리는 동안 예전 좋은 날 먹었던 짜장면의 추억까지도 곱씹으며 맛있게 기다리고 있다.

지금은 현관 벨이 울리는 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고 발끝 세우고 종종 나가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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