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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가을바람 Jun 18. 2022

하이퐁에서 인기 있다는 라면

고향 음식

 살면서 힘이 들 때 집 생각, 엄마 생각, 고항 생각이 많이 난다.

이럴 때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라면을 먹어요."

 "이 라면, 하이퐁에서 인기 많아요."





 그릇에 라면 봉지에 있는 면과 프 세 종류를 넣은 다음에 뜨거운 물을 부어 불린 후 먹는다.

우리의 컵라면과 같은 방법으로 먹으면 된다.

처음에는 봉지 라면을 끓이지 않고 컵라면처럼 먹는 게 의아하면서 신기했다.

베트남 라면은 이렇게 먹는 라면이 다양하다고 한다.

 면은 칼국수 면처럼 넓적하고 국물은 새우와 게맛이 나는 해물칼국수 같았다.

 우리 가족은 외국 음식에 대해 싫은 내색 없이 잘 먹는 편이다.

아버지도 많이는 못 드셔도 새로운 맛에 대한 거부감이 없으시다.



 라면이 구하기도 쉽고 휴대도 편해서 여행의 필수품이 되었다.

이렇게 고향을, 집을 떠나 멀리 와 있어도 고향의 그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처음 한국어 선생님이 되었을 무렵 연애도 시작되었다.

새내기 강사로 일주일에 수업이 하루 있는 시기였다.

달달한 연애로 눈에 보이는 게 없을 때라 일주일에 다섯 번을 만나기도 했다.

그때 이태원과 가까운 곳에서 수업을 했는데 고운 사람이 일주일 하루 쉬는 날,  수업하는 날에 가고 오고, 수업하는 동안 근처 맛집을 찾아 미리 예약하고 주차하기 편한 곳을 찾아 놓고 수업 끝날 때를 기다렸다.

이태원에서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은 대부분 먹어 보았고 우리 지역에서도 미리 찾아가 보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꿈도 야무진 것 같은데 나중에 입덧하면 거리가 아무리 멀어도 모두 사다 줄 수 있다고 했다.



 10년 전만 해도 한국어 수업도 중요하지만 고향 음식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고 찾아보는 것이 더 중요했다.

한국어 교육을 시작한 처음에 고운 사람과 여기저기 다른 나라 음식을 먹어본 경험이 지금까지도 도움이 되고 있다.

 음식은 그 나라의 문화  하나이며,  음식은 언어와 사람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연결고리라는 것을 수업을 하며 새삼 끼게 되었다.

처음 대화를 풀어 나갈 때도 음식 이야기가 도움이 된다.

더구나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과의 대화에서는 더욱 그 진가가  발휘된다.

거주기간에 따라 음식에 대한 기호와 호불호가 다르고 한국에 살며 음식에 대한 고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음식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에 따라 생활의 질이나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

입장을 바꾸면 우리의 외국 생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도 이곳에서 견뎌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자신이 살 방도를 찾는데 그것이 바로 고향 음식이다.

그리고 보다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라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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