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이야기 1

소나기처럼..

by 봄비가을바람

"우산 같이 쓰실래요?"

비 오는 거리를 하염없이 바라만 보고 있는 은우 머리 위로 우산이 살짝 씌워졌다.

"갑자기 비가 오네요. 혹시 저기 지하철 역까지 가시나요?"

"네."

남자의 물음에 망설이다 은우가 대답했다.

"네. 그럼 갈까요?"

뜻밖의 소나기로 낯선 동행이 생겼다.



오늘은 좀 이상한 날이다.

아침 일찍 여름 햇살이 쨍쨍하더니 순식간에 먹구름이 몰려와 비를 뿌렸다.

3년 전 그날도 그랬다.

어디선가 나타난 처음 만난 남자와 우산을 함께 쓰다니.

지금 생각해도 참 어이없고 이상한 일이었다.

갑자기 내리고 그치는 소나기처럼, 그렇게 그 사람은 나타났다, 사라졌다.



소니기가 지나가듯 여러 날이 지났지만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은우는 갈피를 잡지 못했다.

집을 떠나 처음 발을 디딘 낯선 도시는 모든 것이 차갑게 느껴졌다.

겨우 구한 집 근처 편의점을 찾아 나왔다가 무작정 헤매고 있었다.

후두둑 후두둑.

소나기가 오자 엉겁결에 빌딩 문 앞에서 비를 피하고 있었다.

휴대폰만 들고 슬리퍼에 후드 티 차림으로 어쩔 줄 모르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의 기척이 느껴졌다.

"지하철 역까지 우산 같이 쓰고 가실래요?"

'나, 지하철 안 타는데.'

소리 내어 말도 못 하고 은우는 그 남자가 이끄는 대로 빗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하철 역에 다 왔는데. 어쩌지?'

이윽고 남자도 걸음을 멈추었다.

"자, 우산 받아요. 전 지하철 타면 돼요. 내릴 때쯤 소나기도 그치겠죠. 그러니까 우산 가져가요."

은우가 뭐라고 말을 하기도 전에 남자는 우산을 쥐어 주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저기요!"





<출처/Pixabay>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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