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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집 여름 햇살 겨울 눈꽃
02화
여름날의 이야기 2
사랑의 시작
by
봄비가을바람
Aug 21. 2022
"또 보네요."
"아, 안녕하세요."
은우는 며칠째 소나기 오는 날, 그 자리에서 우산을 들고 서성이고 있었다.
"그날 고마웠어요."
은우가 내민 우산을 받아 든 남자는 멋쩍게 웃었다.
"우산 때문에 여기 계셨던 거예요? 돌려주지 않아도 되는데."
"돌려드려야지요. 그때 정말 감사했습니다."
은우는 다시 한번 인사를 했다.
"이 근처에 사세요?"
남자의 물음에 망설이다가 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저기서 근무해요."
은우는 남자가 가리키는 곳을 슬쩍 보고는 어색하게 웃었다.
누구나 일반 회사원이라면 다니고 싶은 회사였다.
은우도 한때 꿈꾸었던 만인의 편안한 월급봉투가 되는 꿈의 직장이었다.
"어서 오세요."
남자를 다시 만난 것은 우산을 돌려준 다음 날이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둘 주세요."
남자는 일행의 커피까지 주문을 하고 여느 카페의 손님처럼 결제를 하고 진동벨을 들고 일행이 기다리는 자리로 향했다.
"어서 오세요."
다음 손님이 들어오는 바람에 저쪽 자리
,
신경 쓰이는 커플에 더 이상 관심을 둘 수 없었다.
"주문하신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 나왔습니다."
커피를 받아 든 남자는 바쁜 은우를 슬쩍 보고는 자리로 돌아갔다.
"수고하셨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내일 봬요."
은우는 점장과 다른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지친 어깨를 한껏 움츠리고 터덜터덜 집으로 향했다.
저녁 타임을 시작하기 전에 간단히 먹은 저녁이 뒤늦게 허기져왔다.
"지금 퇴근하세요?"
"네!? 아, 안녕하세요."
그 남자였다.
"아까 저도 놀라서 인사도 제대로 못 했어요."
"아, 네. 그런데 이 시간까지 일하세요?"
"제가 지난주에 휴가를 쓰는 바람에 일이 밀렸거든요."
"아, 그래서.."
"무작정 우산을 들고 며칠째 서 계셨던 게 자꾸 마음에 걸려서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은우는 남자의 따뜻한 배려가 왠지 좋으면서도 어색했다.
"저, 정지후입니다."
"네!? 저, 이은우입니다."
참 멋없고 어색한 통성명이었다.
"이 쪽으로 가세요?"
"네."
"전 지하철 타요. 그럼 거기까지라도 같이 갈까요?"
"네."
"어서 오세요."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 주세요."
"진동벨로 알려 드리겠습니다."
결제한 다음 진동벨을 들고 그 남자는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저 사람, 요즘 자주 오네."
혜진이 은우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그러네."
지나가던 점장 언니도 은우를 슬쩍 보며 웃었다.
은우는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훅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출처/Pixabay>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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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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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nch Book
단편소설집 여름 햇살 겨울 눈꽃
01
여름날의 이야기 1
02
여름날의 이야기 2
03
여름날의 이야기 3
04
여름날의 이야기 4
05
소설보다는 에세이처럼 1
단편소설집 여름 햇살 겨울 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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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차 한국어 선생님이며, 등단 시인입니다.. <시간보다 느린 망각>시산문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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