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잡아도
누가 머물고 누가 가는 가.
내가 있고 네가 가도
네 걸음 따라 내 마음이 갈 것이니
나 역시 가는 것이다.
머물라 옷깃을 붙잡아도
발자국마다 그림자 못 박아도
뿌리치고 간다.
만남도 정할 수 없고
헤어짐도 예견할 수 없다.
만나고 헤어짐을
열두 번이나 꼼꼼히 하나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으니
그저 보내고 맞이하는 되돌이를 할 뿐.
급하지도 느긋하지도 않은 그대는
붙잡아도 잡히지 않고
손아귀 한껏 움켜쥐어도
유유히 빠져나가는 그대는
바람인가 시간인가.
어쩌면 무려한 바람 같은 시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