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다시 만난 날

내 마음에 있는 사람

by 봄비가을바람


2017년 12월 겨울이 시작되는 버스 정류장 앞에서 어디에선가 들려오는 노래에 귀를 기울이며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반가운 마음 반 서글픈 마음 반으로 한참 듣고 서 있었습니다.

눈물도 작별의 말도 못 하고 준비도 못 한 이별을 하던 그때로 나를 밀어 넣고 있었습니다.

남자 친구가 버스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서야 제 마음으로 돌아와 웃는 얼굴을 마주 보았습니다.

마음속에 오래도록 감추고 있는 이별과 이별 후의 진상들이 여전히 눈물로 고여 있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 왔는데 그 노래 하나로 무너졌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영상 채널 속 그 노래를 찾아 먼데이키즈의 지금 모습과 차마 마주할 수 없었던 재회를 했습니다.

내 슬픔이 투영되어 더 커지는 고통을 감당할 수 없어서 내 마음이 스쳐 보이는 것은 무엇이든 외면하고 실았는데 정통으로 꿰뚫은 그 노래는 마음속 깊이 감춰 놓은 눈물주머니를 터뜨렸습니다.





어떠니? 잘 지냈니? 지난여름

유난히도 힘에 겹더라. 올핸

새벽녘엔 제법 쌀쌀한 바람이 어느덧

니가 좋아하던 그 가을이 와

사랑도 그러게. 별수 없나 봐.

언제 그랬냐는 듯 계절처럼 변해 가,

그리워져. 미치도록 사랑한 그날들이

내 잃어버린 날들이

참 많이 웃고 울었던 그때

그 시절의 우리

참 아프다. 니가 너무 아프다.

너를 닮은 이 시린 가을이 오면

보고 싶어서 너를 안고 싶어서

가슴이 너를 앓는다.


.,. 중략

<먼데이키즈의 "가을 안부" 중에서>



나를 무너뜨린 노래, "가을 안부"입니다.

그냥 보통의 대중가요, 유행가라 할 수도 있지만, 사람에 따라 드는 생각에 따라 엄청난 소용돌이가 될 수도 있습니다.

대중이 좋아하고 즐기는 문화는 그런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대중과 대중문화가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가수 먼데이키즈는 2005년 12월 "Bye Bye Bye"라는 곡으로 데뷔했습니다.

정식 음반이 발매되기 전 출연한 여러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CD를 삼킨 목소리로 괴물 신인이라는 평가를 받은 보컬 듀오였습니다.

1, 2집을 발표하여 큰 호응과 인기를 얻었으며 3집을 끝으로 2인조에서, 얼마 후 3인조로 다시 1인이 남은 그룹입니다.

먼데이키즈는 "김민수", "이진성" 두 동갑내기가 월요일에 처음 만나 "먼데이키즈"라는 이름의 그룹이 되었습니다.

데뷔 전부터 주목받던 두 사람은 목소리 하나만으로도 훌륭한 가수가 될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그룹 내에서 누가 더 많은 인지도를 차지할지 다툴 수 없을 정도로 반반이 모여 하나가 된 듯 노래를 불러 "어떻게 저렇게 노래를 잘하지?" 하는 순간 끝장내버리는 실력의 그룹이었습니다.

2집을 마치고 3집을 준비하는 중에 "김민수"의 사고가 있었습니다.

사고 순간에도 노래만은 할 수 있기를 바랐던 그는 수술과 재활로 3집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기대와 환영 속에 3집 첫 TV 방송을 하고 난 며칠 후 다시 사고가 났고 영원한 이별을 했습니다.

2008년 4월 29일 김민수가 하늘의 별이 된 것입니다.



혼자 남은 이진성은 방황 끝에 솔로 활동을 이어가다가 다른 두 명을 모아 3인조의 먼데이키즈로 재탄생했습니다.

2인조와 3인조일 때의 색이 좀 달라지고 그 시기에 따라 먼데이키즈의 팬들도 야간 이동이 있습니다.

김민수의 목소리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조금은 아쉬운 조합이기도 합니다.

3인조로서의 먼데이키즈가 그 이름을 이어가다가 멤버 사이의 이견으로 탈퇴를 하고 다시 홀로 남은 이진성은 군에 입대하게 되었습니다.



2016년 4월 26일 "너의 목소리"가 수록된 앨범을 발매하면서 전역한 이진성은 먼데이키즈의 역사를 이어갑니다.




김민수 :

아나요.

이별하던 날 두고 간

그 한 마디 때문에

살아요.

언젠가는 헛된 꿈들이

이뤄질까 봐서

누군가가 그댈 위해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아나요.

얼마나 더 아파해야만

그대 눈에 나를 채우죠.

이진성 :

귓가에 들려오는

너의 목소리 여전히

내 맘을 채우고 있잖아.

볼 수 없어도 느끼지 못해도

그때로 날 데려다주는 한 마디

.

.

... 중

<먼데이키즈의 "너의 목소리" 중에서>



이 세상에 없는 너무나도 그리운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그 목소리가 새 노래에 담겨 나왔습니다.

녹음실에 남아 있던 데모 테이프에서 찾아낸 김민수의 목소리가 다시 이진성과 만나 세상에 나온 것입니다.

예전 두 사람의 그 조합이 다시 펼쳐진 것입니다.

이미 일반 대중한테서는 멀어져 있었지만 오랜 먼데이키즈 팬들은 분명 설레는 일이었습니다.

2017년 10월 14일에 "가을 안부"가 발매되었습니다.

2개월여 지난 어느 날 들은 "가을 안부"는 내게 기댈 수 있는 무엇이 되었습니다.

2005년 가을 라디오에서 처음 들었을 때부터 자꾸 돌아보게 되는 목소리였는데 2008년 4월부터는 애써 외면하는 목소리였습니다.

노래라는 것은, 특히 대중가요는 대중의 마음을 흔들기 충분한 정서가 있습니다.

대중가요의 존재 이유이며 가치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삶이 투영되어 있는 그 노래에 기대기도 하고 버거워 외면하기도 합니다.

준비 없는 이별을 경험한 나는 나의 삶과 닮은 먼데이키즈의 노래를 이어서 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 나의 마음을 되돌린 노래가 "가을 안부"입니다.

마음속에 감추어 두었던 눈물주머니를 찾아내어 터뜨려 주었습니다.

덕질, 덕후, 성덕.

언제 생겨난 말인지는 모르지만 요즘 자주 눈에 띄는 단어입니다.

누구나 하나쯤 마음속으로 혹은 대놓고 덕질하는 가수, 배우, 스포츠 선수가 있습니다.

마니아라는 말이 있던 시절에는 드러내 놓고 덕질하지 않아 특별한 호기심과 취향으로 조금은 별난 모습들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친구들끼리도 각자 덕질하는 누군가가 있습니다.

그리고 덕후가 되기도 하고 성덕이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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