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맛있다.
찬바람이 옷깃으로 파고들어
여미고 여며도 몸속은 춥다.
밤빛도 눈빛도 얼어버린 거리
바쁜 걸음만 또각또각
앞만 보고 시린 볼을 감싸고
목도리 속으로 움츠린 목
순간 꿀꺽 맛있는 숨을 삼켰다.
모두 바쁜 풍경 속에
희뿌연 안개를 피우며
따뜻한 손놀림이 손짓을 했다.
하얀 그리움에 노란 애틋함
누군가 품었던 마음을
내 속에 담았다.
by 봄비가을바람
대학 후문 먹자골목 입구에 꽁꽁 언 날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무슨 가게인가 보니 계란빵 집이었다.
본래 길에 서 있는 포장마차였을 텐데 시간이 흘러 가게 안으로 들어간 것 같았다.
작은 유리창 안 손놀림에도 연륜이 느껴졌다.
<한 개에 천 원>.
대열에 은근슬쩍 끼고 싶었지만 추운 날, 천 원의 행복을 위해 서 있는 학생들과 부지런히 계란을 깨고 있는 어르신의 정성에 살며시 자리를 피했다.
이미 추억을 가진 나보다 이제 추억을 쌓는 그들의 자리이기에..
<대문 사진 출처/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