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은 아프다. 11
에필로그/시간은 간다.
그 사람은 그날 이후로 연락이 없었다.
나는 몇 번이나 전화를 하고 집에도 찾아갔지만 그 사람을 다시 볼 수 없었다.
나의 첫사랑은 그렇게 아프게 끝났다.
한동안 멍해서 주문을 헷갈리고 설거지하다가 컵도 깨고 정리하다가 테이블에 무릎이나 허벅지도 여러 번 부딪치며 정신이 조금씩 돌아왔다.
그 사이, 사장님, 소희 언니, 그리고 유미는 아무 말 없이 나를 챙겼다.
다행이었다.
첫사랑앓이를 하며 좋은 사람이 곁에 있다는 걸 알았으니.
소희 언니는 사장님과 1년 넘게 연애 중이었다.
"점심 먹으러 둘이 갈 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데.
역시 밥정은 무시 못 해."
매번 점심을 유미와 내가, 소희 언니는 사장님과 먹었다.
그러면서 둘만의 이야기도 하나씩 이어갔다고 한다.
내년 봄에 결혼 계획도 세우고 카페도 조금 더 크게 늘릴 거라 했다.
잘 됐다.
소희 언니를 볼 때마다 사장님과의 그림이 자연스러웠던 이유가 있었다.
유미는 내년에 카페를 그만두고 복학할 거라고 했다.
소희 언니와 사장님의 영향일 것이다.
경영이라는 것을 조금 더 깊이 공부하고 싶단다.
"내가 한다면 또 하거든."
"그럼, 잘할 수 있지."
나는 유미가 분명히 잘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혜인아, 여기 맡아줄래?"
어느 날, 소희 언니와 사장님은 마감하고 나서 잠시 자리에 나를 앉혀 놓고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제가 어떻게요."
"너라면 잘할 수 있을 거야."
소희 언니와 사장님은 대학교 근처에 카페를 하나 더 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안정이 된 여기를 내게 맡기고 싶다고 했다.
"이혜인, 아자!"
유미는 벌써 나보다 더 신이 났다.
다음 달부터 소희 언니와 사장님은 새 카페 준비를 본격적으로 하고 유미는 올해 말까지 나와 함께 하기로 했다.
시간은 흐른다.
시간 속에 있는 기억은 아직 가끔 한 번씩 툭 튀어나오지만 그때처럼 많이 따끔거리지 않는다.
조금씩 아물며 흉터가 엷어질 즈음 진정한 나의 사랑이 올지도 모르겠다.
지금 바로는 아니지만 그때를 기다린다.
내 첫사랑은 아팠다.
아무렇지 않게 지나는 날이 더 많아지면 새로운 마음 방이 생길 것이다.
서툴고 생각 많고 답답한 첫사랑이 나의 사랑을 단단하게 만들 것이다.
by 봄비가을바람
<대문 사진 출처/Pixabay>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