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머무는 시간 14

피할 수 없다면..

by 봄비가을바람

"구름비, 오랜만이군."

드디어 눈구름이 형체를 드러냈다.

눈구름은 기운과 형체를 숨기고 있었을 뿐 언제나 구름비 주위에 있었다.

처음 별구름이 아래로 내려왔을 때, 결계를 쳐서 발목을 묶어 구름비와 별구름이 만나게 한 것도 눈구름이었다.

아래 세계에 기생하듯 숨어서 구름비를 옥죄기 위한 기회를 엿보고 있었던 것이다.




발아래의 거리가 가늠되자 구름비는 도착점을 재기 시작했다.

예전 어떤 특수무사는 거리 조절 실패로 낭패를 본 적이 있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내려와 늘 아래의 특무를 맡는 특수무사의 주의사항이었다.

"도착하는 대로 단시간 안에 찾아야 하네. 낌새를 채면 바로 숨어버릴 것이네."

바닥에 발이 닿을 즈음 다시 한번 성주의 당부를 상기했다.



아래 세상은 내려올 때마다 다른 색과 빛으로 구름비의 눈에 비쳤다.

위에서 보는 빛은 성운성 위에 있는 별과 달빛뿐이었다.

하지만 아래는 별도 달도 아닌 빛이 현란한 기운을 떨치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머무는 곳이 있을까.>

위에서는 스치고 부딪치는 모두를 알고 지냈다.

어디에 머물고 무슨 임무를 하는지 모든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아래에서 부딪치는 사람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한번 마주친 사람을 다시 마주치는 일도 없었다.



밤거리는 온통 빨간불빛과 초록불빛으로 뒤덮었다.

길을 따라 사람들의 행렬이 쉬지 않고 이어졌다.

구름비의 곁을 스치는 사람마다 사연을 숨김없이 드러내지만 구름비는 읽을 수 없었다.

위에서 통하는 능력이 아래에서 아직 제대로 발휘되지 않아 불안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지나가고 구름비의 앞에서 낯설지 않은 기운이 다가오고 있었다.

남녀 한 쌍이 지나고 뒤를 따르는 남자에게서 이상한 기류가 잡혔다.

구름비 앞으로 점점 다가오자 잠깐 움찔했다.

그리고 구름비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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